“카카오 보이스톡 막기 위해 몰래 한 짓 밝힐 것…”

 

보이스톡을 둘러싼 국내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와 카카오의 갈등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망중립성 이용자 포럼이 개최한 ‘카카오톡 보이스톡 논란과 망중립성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망 사업자의 입장을 대변할 패널이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 5명의 패널 모두 서비스 사업자의 입장을 지지하며 이통사의 행태가 허용될 수 없음을 역설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는 “사용자들이 이미 무선데이터 사용료를 지불했음에도 특정 서비스를 차단한 것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며 “인터넷전화서비스가 자사의 서비스와 경쟁관계를 형성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시장지배적 직위를 남용하는 것”이라 꼬집었다.

 

이석우 카카우 대표는 “만약 이통사가 서비스 초기 당시 문자수익 하락을 미리 예상했다면, 카카오톡 역시 차단했을 것이다”라며 “더 이상 망 사업자가 콘텐츠를 통제할 수 없는데 구시대적 발상에 머무르고 있다”고 발언했다.

 

가장 큰 쟁점으로 제기된 것은 이통사가 의도적으로 보이스톡의 통화품질을 저해했는지 여부다. 이대표는 “최근 보이스톡의 패킷 손실률이 크게 높아지며 품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이통사의 고의적 방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손실률이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SK텔레콤의 예를 들었는데 “손실률이 16.6%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5개 패킷마다 1개씩을 빼 고의적으로 손실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패킷 전송 현황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보이스톡을 방해하는 패턴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며 더 지능적인 방해공작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mVoIP 전면 허용을 선언한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이대표는 “LG유플러스의 불편한 진실을 밝히겠다”며 “당장 개방하겠다던 망 차단이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mVoIP개방에 대해서도 한시적인 것이며 요금을 받겠다고 말을 바꾼 상태”라고 말했다. 심지어 패킷 손실률도 LG유플러스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약관신고가 이루어지면 다음주부터 시행된다. 전면개방정책은 그대로다”라며 “단지, 가입자 보호를 위해 트래픽 과부화 시 적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약관에 신고해 두겠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패킷 손실률과 관련해서는 “테스트용으로 일부 허용한 것을 가지고 통화품질 손실률을 따지는 것은 카카오의 명백한 실수”라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이통3사의 보이스톡 패킷 손실률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손실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은 없다”고 설명했다. KT관계자 역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관련 기술이 없을 뿐더러, 가능하더라도 패킷을 훼손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통3사 모두 카카오의 단순한 추측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보이스톡에 대한 기본 평균 퀄리티가(평균치)가 나온 적도 없는데, 정확한 데이터도 없이 말을 뱉으면 안 된다”며 명예훼손 감이라고 어조를 높였다.

 

보이스톡 손실률을 두고 이대표의 입장은 전에 없이 강경하다. 이통사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해당 사실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보이스톡 음모론'의 대두로 통신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카카오는 물론 이통사 측도 너무나 강경한 입장을 밝혀, 양측의 주장이 끊어질 듯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카카오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제소 여부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쳐, 향후 더 큰 갈등이 예상된다.

 

 

하경화 기자 h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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