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상에 푹 빠졌다면

LG전자 LM9600

 

LG전자는 대놓고 3D TV에 강점이 있다고 광고한다. 오죽하면 ‘3D로 한판 붙자’가 2년 연속 LG전자 TV의 슬로건일까.

 

우선 LG전자의 3D TV가 삼성전자의 3D TV보다 나은 기능이 상당하다. 좌안, 우안 두 개의 영상을 합쳐 3D 영상을 만드는 3D TV 특성상 삼성전자의 액티브 셔터글라스 방식은 상대적으로 안경이 무겁고, 간혹 깜박거림이 느껴져 거슬리며 좌우 시야각의 한계가 더 크다. 반면 LG전자의 3D 안경은 가볍고 일반 영화관의 3D 영화 관람 시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3D 영상이 보다 밝다.

 

LG의 ‘시네마 3D TV’ 가운데 가장 상위 모델인 LM9600 시리즈는 최상위 모델답게 직하형 LED에 로컬디밍을 지원한다. 여기에 240Hz 패널에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을 더해 480Hz 수준의 높은 프레임을 재생해 화면 떨림과 잔상 억제력도 뛰어나다.

 

2011년까지 발매된 LG전자 시네마 3D TV는 공중파 3D 시험방송 시청을 위해 별도의 셋톱박스를 LG전자로부터 무료 제공받아야 하지만 2012년 모델인 LM9600은 새롭게 제정된 공중파 3D 규격인 프레임 패킹(듀얼 스트림이라고도 한다)을 완벽하게 지원한다.

 

또한 2D->3D 변환기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20단계의 입체감 조절과 시점 조절이 가능해졌다.

 

3D 콘텐츠는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LG전자는 스마트 TV 안에 별도의 ‘3D 월드’를 마련하고 다양한 장르의 3D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검색과 SNS 입력을 도와주는 음성기능과 전작보다 정교해진 매직 모션 리모컨, 마우스와 유사한 휠과 클릭 기능 등을 추가함으로써 콘텐츠 입력과 선택의 편리성을 높였다.

 

이 밖에 LM9600은 스마트 기기와 TV를 연결해 스마트 기기의 화면을 TV 화면으로 보는 MHL 컨트롤, 스마트 기기와 노트북 등에 담긴 영화, 음악, 사진을 인터넷 공유기 연결 만으로 TV에서 보도록 도와주는 ‘Wi-Fi Direct’ 등 최신 기능도 모두 지원한다.

 

 

 

 

스마트폰보다 스마트한 TV가 필요하다면

삼성전자 ES8000

 

삼성전자가 3D TV 시장의 문을 열었지만 이제는 3D TV보다 스마트 TV 기능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숫제 3D TV 기능을 스마트 TV 주요 기능 중 일부로 여기고 있을 정도. 특히 2012년형 모델들은 음성으로 TV를 켜거나 끄고, 손동작으로 TV 볼륨을 높이거나 채널을 변경할 수 있는 등 인터랙티브 요소를 크게 강화했다. 게다가 이전까지 별매였던 영상통화용 카메라를 기본 장착하고 카메라가 사용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로그인 할 수 있는 얼굴인식 기능까지 제공한다.

 

삼성전자의 2012년 상위 모델들은 클라우드 서비스로 가족과 사진, 동영상, 메시지를 공유하는 ‘패밀리 스토리’ 기능을 지원한다. 쉽게 얘기하면 ‘싸이월드’ 미니룸과 그리 다르지 않지만 TV를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들끼리의 소식을 교환하는 게시판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이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모두 삼성전자의 스마트 TV를 구입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가족 구성원들만 대상으로 특화된 메신저는 생각 외로 쓸 만하고, 유용하다.

 

삼성전자의 TV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기능은 아이들에게 특화된 ‘키즈’ 기능. 상당히 많은 교육 콘텐츠와 동영상을 제공하는데 시청시간을 관리할 수도, 스티커북을 통해 아이들의 학습효과를 도모할 수도 있다. 이름뿐인 스마트 TV들과 달리 매우 많은 콘텐츠를 제공한다.

 

스마트폰용 앱도 상당하다. 신세계, 현대 H몰 등 TV 홈쇼핑은 물론 유튜브, 티빙 같은 동영상 콘텐츠 사이트, 금영 노래방 앱, 그리고 렛츠 골프2, 앵그리버드 같은 개임 앱까지 다양한 장르의 앱이 제공된다.

 

‘피트니스’ 기능은 100여 편 이상의 무료 피트니스 VOD를 제공할 뿐 아니라 ‘버추얼 미러’ 기능을 통해 VOD 속 강사의 동작과 자신의 자세를 TV 화면에서 동시에 감상, 비교할 수도 있다. 영화 ‘토탈리콜’ 초반에 보이는 샤론스톤의 피트니스 장면이 삼성 스마트 TV 속에 포함된 것으로 이해하면 빠를 듯.

 

삼성전자는 스마트 TV에 대한 이해를 가장 잘 하고 있다. 단순히 스마트폰과 유사한 앱만 늘어놓거나 IPTV와 마찬가지로 VOD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TV라는 대형 디스플레이 기기를 활용해 유용하고 편리해질 수 있도록 고심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마니아라면

소니 HX850

 

브라비아라(BRAVIA)는 브랜드를 달기 전, 그러니까 베가(VEGA)라는 브랜드로 TV를 출시하던 시절의 소니는 정말 굉장했다. 그때까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디자인과 화질에서 소니에게 한 수 아래였고 디자인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물론 현재는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싸움에서 고비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소니는 여전히 신기술들로 중무장한 제품을 선보이며 부활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근 소니가 국내 시장에 출시한 HX850은 작년 여름에 발매된 HX920보다 하위 넘버지만 주요 기능을 살펴보면 최상위 라인업인 XBR 시리즈에 필적한다. 특히 소니 특유의 모놀리틱(Monolithic) 디자인은 스크린과 베젤이 분리되지 않고 일체형으로 설계돼 매우 간결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따로 판매되는 도킹 스탠드(SU-B403/B463/B553)를 연결하면 마치 TV가 스탠드 위에 떠 있는 듯 보인다. 디자인의 완성도가 커질 뿐만 아니라 열악한 TV 사운드의 단점까지 개선되는 것이다. 확실히 ‘얇게’ 만드는 능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 수 위지만 ‘예쁘게’ 만드는 능력은 아직까지 소니가 인상적이다.

 

그런데 HX850의 장점은 이런 디자인과 사운드보다 역시 ‘화질’에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영상 같은 픽셀감이 화질로 고스란히 나타나는 영상에서 소니의 ‘엑스-리얼리티 프로(X-Reality Pro)’ 엔진은 화질을 크게 향상시켜 준다.

 

엑스-리얼리티 프로 엔진은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인 RCD(Reality Creation Database) 기술과 표현하기 어려운 색상 및 영상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나타내는 SBM (Super Bit Mapping) 영상기술로 멀티프레임을 분석한 후, 손실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복원한다. 소니의 엑스-리얼리티 프로는 압축된 디지털 데이터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윤곽선과 노이즈를 개선함으로써 전체적인 선명도를 크게 증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동영상의 경우 컬러 그라데이션의 계조를 크게 넓혀 보다 자연스러운 색상과 명암을 표현해 낸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소니 HX850의 영상은 쉽게 말해 입력되는 디지털 압축 데이터를 재빨리 분석해 압축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생긴 정보를 복원하고 노이즈를 없애며 윤곽선을 살리고, 명암비를 높여준다. 이러한 소니의 영상 처리 방식은 특히 자막과 영상 사이의 영상 번짐에 효과적이어서 일반적인 영상에서도 강점이지만 영상의 그라데이션이 단조롭고 실사 영상보다 색 정보가 적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의 영상에서 보다 큰 효과를 발휘한다. 소니가 소니픽처스 영화사를 보유하고 있고 블루레이 같은 고화질 미디어를 개발한 영상 선구자인 만큼 데이터 보정 능력이 뛰어나다.

 

이 밖에 HX850은 직하형 LED를 사용한 HX920와 달리 엣지형 LED를 사용한다. 그렇지만 로컬 디밍 기능을 갖췄고 자동 깊이 조절 기능으로 3D 영상의 깊이가 왜곡되는 것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3D TV 기능도 수준급이며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 뮤직 서치, 트랙 ID 등 똑똑한 부가기능도 충분히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