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E-Book)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은 무엇일까?

 

최근 IT매체 씨넷은 아마존 킨들스토어에서 간단한 검색만으로 여성의 나체 사진이 들어간 음란 서적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 '엄마들을 위한 포르노'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하 그레이)>가 미국 아마존에서 전자책 최초로 100만부 판매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레이는 출간 11주만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면서 <다빈치 코드>가 세웠던 36주 기록을 1/3 수준으로 단축하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미 '19금'이 붙은 야한도서는 전자책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내 전자책 시장 사정은 어떨까?  최근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3월 첫번째 주 베스트셀러 톱 10을 살펴 본 결과, 10권 중 3권 이상은 19금 도서였다.

 

특히 인터넷 서점 세곳 모두 상위권에 랭킹됐던 장르 소설 중에는 그레이 시리즈를 능가하는 작품으로 인정받았던 <크로스 파이어 유혹>의 후속편인<크로스파이어 중독>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물론 19금 도서만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교보문고는 3월 1주 <아침 1시간 노트>,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당신이 속고 있는 28가지 재테크의 비밀> 등 자기계발서, 정치, 실용서 관련 전자책이 1, 2 등 자리를 다퉜다.

 

인터파크 역시 <7번방의 선물>, <소설 보다 재미있는 조선 왕조사>,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등 일반, 역사서, 실용서 등 여러 문학 장르가 고르게 순위를 나눠가졌다.

 

이처럼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19금 도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주로 성인 장르소설을 쓰는 작가가 유명 저자가 아니기 때문에 책 가격이 저렴한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혔다. 또한 전자책의 특성상 책 제목이나 표지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 많은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

 

남창임 인터파크INT 홍보실 차장은 "전자책 시장에 작년 하반기까지 19금 도서같이 장르소설이 유행했다"며 "하지만 올초 부터 최근 출간된 크로스파이어 중독 책 말고는 특별히 인기를 끄는 19금 서적은 없다"고 밝혔다.

 

19금 서적의 경우 마치 유행가처럼 단시간에 인기를 끌기 때문에 장기간 그 수요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국내에서는19금 서적 구매는 인터넷 서점에서 회원가입과 성인 인증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킨들스토어처럼 무분별한 컨텐츠 난입은 힘들것으로 보인다 .

 

홍효정 기자 hong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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