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기자] 최근 연달아 발생한 금융권 사고에 대한 감독당국의 제재가 미진한 가운데, 국민·외환은행을 중심으로 경영진 사태를 촉구하는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국민은행지부 조합은 9일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본점 앞 광장에서 조합원 1000여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다.

 

이날 국민은행 노조는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그리고 이들과 힘겨루기에 돌입한 이사회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감독당국에는 KB금융 지주와 은행 경영진 간 갈등 사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주전산기 메인프레임 교체로 촉발된 사태 해결을 주장하며 현재까지 48일간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KB 사태는 내부 갈등이 금융당국과 감사원의 힘겨루기 양상으로까지 번진 상태로, 정권의 비호설 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외환은행 노조 역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에 반대하는 시위와 함께 하나금융그룹 경영진 사퇴 요구를 핵심으로 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노조와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5년간 보장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3일 김정태 회장이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조기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외환카드 분사 중단을 촉구하면서, 외환은행의 경쟁력 상실을 초래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사태를 촉구했다.

 

9일 낮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외환은행 노조는 "2.17. 노사정 합의서는 론스타에 맞서 10년간 진행된 범국민적 투쟁의 결과"라며 "당시 합의는 사회적 대타협 차원에서 이뤄졌고 금융위가 주도한 일종의 금융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정태 회장은 외환은행 영업력 훼손 등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 바란다"며 "카드분사에 대한 금융위 승인절차와 하나지주 합병논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민은행 노조는 9일 대규모 집회에 이어 10일부터 감사원과 국무총리 공관 앞에서 '관치낙하산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침묵시위를 진행할 예정이고, 외환은행 노조는 오는 12일 서울역집회 및 거리행진에 나설 방침이다.

 

 

 ▲김문호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등 금융노조 간부들이 9일 낮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카드분사 승인 및 하나지주 합병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