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세탁기 사건'으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의가 결렬됐다. 검찰은  지난주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측 변호인을 불러 합의를 중재했으나 LG전자 측의 사과에 대해 삼성전자 측이 "형식적인 사과"라며 고소취하를 거부했다고 3일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을 왜곡하고 시종일관 변명으로 일관하며 '실수로 망가졌다'는 식의 사과는 말도 안된다"면서 "'삼성 측 제품을 살펴봤을 뿐인데 약해서 그렇게 됐다'는 식의 사과는 열심히 제품을 개발한 해당 엔지니어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다"라고 LG전자 측의 태도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세탁기 파손' 논란에 휩싸였던 삼성전자의 WW9000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세탁기 파손' 논란에 휩싸였던 삼성전자의 WW9000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검찰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의가 결렬됨에 따라 조만간 조성진 LG전자 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 사장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합의를 위해 양측이 만난 것은 사실이며,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임했다. 하지만 법적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세탁기 사건'은 작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전시회장 인근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에서 조성진 사장과 LG전자 세탁기 담당 임원이 삼성전자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조성진 사장과 임원이 자사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WW9000)의 문을 여닫는 과정을 CCTV를 통해 확인했고 해당 세탁기의 문짝에 강한 힘을 주는 과정에서 일부 '파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일반적으로 경쟁사 제품을 확인하기 위해 매장에 들른 것이며, 고의로 문을 파손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조성진 사장과 LG전자 임직원 4명을 재물손괴와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고, LG전자는 삼성전자가 고의로 자사 제품을 훼손하고 이를 증거로 제출했다며 증거위조와 명예훼손 등으로 맞고소한 상태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