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정치연] 국내에서 해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아우디코리아(대표 요하네스 타머)가 수년 내 '애프터서비스(AS) 대란'을 맞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우디는 수년째 공식 서비스센터도 마련하지 않은 지방 전시장을 4곳이나 운영하는 등 사후관리 체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판매에만 급급한 모습이어서 고객들의 AS 만족도(CSI) 역시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아우디는 사후관리 체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채 판매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최근 확장 이전한 아우디 판교 전시장 전경 (사진=아우디코리아)
아우디는 사후관리 체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채 판매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최근 확장 이전한 아우디 판교 전시장 전경 (사진=아우디코리아)
 

공식 서비스센터도 없는 지방 전시장 '4곳'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 딜러사가 운영하는 전국의 공식 서비스센터는 총 25곳이다. 반면 전국에 있는 아우디 전시장은 34곳으로 서비스센터 숫자보다 무려 9곳이 많다.

특히 전국에서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의 경우 11곳의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서비스센터는 7곳에 불과했다. 수도권에서도 8개의 전시장을 운영 중인 데 반해 서비스센터는 5곳만을 운영하고 있다.

지방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16곳의 지방 전시장 가운데 진주와 포항, 군산, 춘천 4곳의 전시장은 주변에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는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예 없다.

이 같은 문제는 2013년 10월 아우디가 지방 판매 확대를 목표로 전국 9곳의 전시장을 확충하면서 심화됐다. 당시 아우디는 판매 확대를 위해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소규모 전시장을 열었지만, 사후관리를 맡을 서비스센터는 마련하지 않았다.

이 지역 고객의 경우 엔진오일 교환과 같은 간단한 정비는 협력 정비업체를 이용하지만, 타 지역 고객보다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사고나 보증수리 등으로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해야 할 경우 인근 도시로 차량을 가지고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다.

 

아우디 AS 만족도, 프리미엄 브랜드 '꼴찌'

이를 반영하듯 아우디의 AS 만족도는 해마다 추락하며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수년째 꼴찌에 머물러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마케팅인사이트가 발표한 '수입차 AS 만족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아우디의 CSI 점수(1000점 만점)는 724점으로 렉서스(807점), 벤츠(795점), BMW(765점)에 이어 최하위였다.

아우디의 서비스 만족도는 매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조사가 시작된 2009년 아우디의 CSI 점수는 797점이었으나, 2010년 770점, 2011년 758점, 2012년 762점, 2013년 724점으로 만족도는 지속적으로 곤두박질쳤다.

아우디는 지난해 수입차 리콜왕 1위에 오르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아우디코리아는 2만1657대를 리콜해 국내에 차량을 판매하는 수입차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리콜 대수를 기록했다.

아우디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AS 대란이 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출시된 아우디 뉴 Q3 (사진=아우디코리아)
아우디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AS 대란이 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출시된 아우디 뉴 Q3 (사진=아우디코리아)
 

판매량 급증에 2~3년 내 'AS 대란' 전망

아우디의 AS 만족도 하락은 판매량 급증과 무관치 않다. 아우디는 지난 3월 3895대를 판매해 벤츠(3639대)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량 2위의 자리에 올랐다. 1위 BMW(4003대)와의 격차는 108대에 불과했다.

판매량은 경쟁 업체들과 비슷해졌지만, 아우디의 서비스센터 숫자는 BMW에 크게 못 미친다. BMW코리아 딜러사가 운영 중인 공식 서비스센터는 전국에 46곳으로 아우디의 25곳보다 무려 21곳이 많다. 그만큼 서비스센터 1곳이 담당해야 하는 차량 대수도 아우디가 월등히 많을 수밖에 없다. 아우디 AS 대란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아우디코리아는 뒤늦게 AS와 관련된 문제점을 의식하듯 올해 안에 공식 서비스센터 15곳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확충안이 계획대로 성사되더라도 AS 꼴찌의 오명을 벗긴 어려워 보인다.

경쟁사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올해 각각 15곳, 11곳의 서비스센터를 확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아우디가 올해 서비스센터를 늘리더라도 여전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 중 서비스센터 숫자가 가장 적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특히 아우디는 올해 뉴 A6 등 무려 11종의 신차를 국내에 투입하고 대대적인 판촉에 나설 방침이어서 AS와 관련된 소비자의 불편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는 최근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고 있어 보증기간이 끝나는 2~3년 뒤 AS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서비스센터 추가만으로 향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아우디 고객들의 AS 요청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