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화석연료는 한정돼 있다. 우리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자동차 역시 이러한 에너지원의 한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솔린과 디젤만으로는 이제 자동차를 탈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연료와 배기가스에서 자유로운 친환경차 전쟁이 시작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차세대 친환경차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의 장점만을 결합한 'PHEV'의 특징을 면밀히 분석한다. <편집자 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사진=현대차)
 

[IT조선 정치연] "친환경차 개발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생존을 위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지난 1월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5 북미국제오토쇼(NAIAS)'에 직접 참석해 현대차의 중장기 친환경차 전략을 소개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연료전지차를 비롯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전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처음 공개된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외부 전기를 충전 중인 '쏘나타 PHEV' (사진=현대차)
외부 전기를 충전 중인 '쏘나타 PHEV' (사진=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자신감 드러낸 '쏘나타 PHEV'

정 부회장이 디트로이트에서 소개한 '쏘나타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는 국산 최초의 양산형 PHEV 모델이다. 국내 업체로는 처음 독자 개발에 성공한 쏘나타 PHEV는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술력을 상징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지난 NAIAS에서 쏘나타 PHEV를 비롯해 지난해 말 국내에 선보인 쏘나타 하이브리드(HEV)를 함께 공개함으로써 오랜 시간 축적된 현대차의 친환경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로써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인 미국에서의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쏘나타 PHEV는 154마력 누우 2.0ℓ 직분사(GDI) 엔진과 50kW 전기모터,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시스템 최대출력 202마력을 발휘한다. 이 차에 탑재된 9.8kW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는 순수 전기차 모드만으로 22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차량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쏘나타 PHEV'의 모니터 (사진=현대차)
차량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쏘나타 PHEV'의 모니터 (사진=현대차)
 

쏘나타 PHEV의 연비(미국 기준, 연구소 측정치)는 전기차 모드로 주행 시 복합연비 93MPGe,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 시 복합연비 40MPG(약 17km/ℓ)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다양한 첨단사양도 눈에 띈다. 쏘나타 PHEV는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자동으로 정차와 운행을 반복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FCWS),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스마트 하이빔(HBA) 등 안전 및 편의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쏘나타 PHEV는 국내는 물론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다. (사진=현대차)
쏘나타 PHEV는 국내는 물론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다. (사진=현대차)
 

쏘나타 PHEV 성공 가능성은?…'인프라·가격이 관건'

현대차는 NAIAS에서 쏘나타 PHE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데 이어 상반기 중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이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실제 쏘나타 PHEV가 시장에서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PHEV는 기존 HEV와 달리 외부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국내와 같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형태의 주거환경이 대다수인 지역은 아무래도 충전이 자유롭지 못하다. EV나 PHEV를 위한 공공 충전시설도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기존 PHEV의 전 단계인 '그랜저 HEV'와 '쏘나타 HEV'조차 인기를 끌진 못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그랜저 HEV와 쏘나타 HEV의 판매량은 총 5831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보다 8.8% 증가했지만, 당초 목표치에는 크게 못 미친다.

가격도 관건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친환경성과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더라도 기존에 시판 중인 내연기관 모델들과 가격 차가 너무 클 경우 구매를 망설일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양웅철 현대차 R&D 담당 부회장은 지난해 말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4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쏘나타 PHEV는 모터와 인버터, 배터리 등 모든 부품이 거의 100% 국산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며 "가격 역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연 기자 chi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