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골프채 사건',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사건' 등의 여파로 고속성장 중인 수입차에 대한 신뢰도가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대규모 리콜 사례가 늘고 있지만, 서비스센터 숫자가 턱없이 부족해 사후관리를 제대로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IT조선은 수입차 시장 점유율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각 사의 서비스센터 운영 및 만족도, AS 정책 등에 대한 현황을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폭스바겐 서비스센터 전경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서비스센터 전경 (사진=폭스바겐코리아)
 

[IT조선 정치연] 올해 수입차의 판매량이 연간 2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판매 성장세에 비해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서비스센터의 숫자가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판매사가 제작 결함을 시정하는 리콜의 경우 해당 업체의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해야 함에도 서비스센터 숫자 부족으로 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없는 실정이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수입차 리콜 대상은 전년 동기 대비 4만 대 이상 급증한 17만6000여 대에 이른다.

 

배출가스 파문 '폭스바겐·아우디'…서비스센터도 가장 부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수입차 시장 점유율 상위 10개 브랜드의 서비스센터 한 곳이 담당해야 할 차량 대수는 평균 3200여 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브랜드별 등록차량 대수를 서비스센터 수로 나눌 경우 서비스센터당 담당 차량 대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폭스바겐이었다. 현재 폭스바겐의 등록차량 대수는 총 14만8000여 대로 29개의 서비스센터 한 곳당 차량 대수가 5131대에 달했다. 폭스바겐은 수입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서비스센터당 차량 대수가 5000대를 넘어서며 부실한 서비스망을 드러냈다.

서비스센터당 차량 대수가 두 번째로 많은 곳은 BMW였다. 서비스센터당 차량 대수 4967대를 기록한 BMW는 등록차량 대수가 많아 2위에 올랐지만, 수입차 업계 중에선 가장 많은 전국 48개의 서비스센터를 갖췄다.

아우디 서비스센터 전경 (사진=아우디코리아)
아우디 서비스센터 전경 (사진=아우디코리아)
 
최근 수년간 뚜렷한 판매 성장세를 보인 아우디는 3위를 차지했다. 아우디의 28개 서비스센터 한 곳당 차량 대수는 4665대로 여전히 판매 대수에 비해 서비스센터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AS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토요타와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의 서비스센터당 차량 대수도 상위 10개 브랜드 평균치를 넘어서며 서비스센터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의 서비스센터당 차량 대수는 토요타 3717대, 벤츠 3682대, 렉서스 3240대에 달했다.

이어 크라이슬러와 미니가 각각 2227대, 2220대로 2000대를 상회했으며, 포드와 푸조는 각각 1854대, 1173대로 서비스센터당 차량 대수가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AS 만족도 최하위 브랜드 '포드·아우디'

소비자평가 전문조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서비스 경험자 4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2014년 수입차 브랜드별 AS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포드가 724점, 아우디가 727점으로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MINI(744점), 푸조(745점), 폭스바겐(752점), 볼보(763점), BMW(765점) 순으로 AS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브랜드는 모두 조사 대상 수입차 브랜드 평균치인 773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대부분의 일본차 브랜드들이 AS 만족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가장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는 831점을 받은 혼다였으며, 이어 토요타(829점), 렉서스(814점), 벤츠(812점), 닛산(801점) 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의 서비스가 크게 나빠졌고, 이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구매하려다 마지막에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다음이 서비스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현재 유럽차의 서비스 문제가 심각하며, 이는 그간 판매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예상됐던 문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연 기자 chi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