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는 스타트업' 강조한 김영환 AIRI 신임 원장…"아무도 가지 않은 AI 길 간다”

이광영 기자
입력 2019.06.19 11:48
"인공지능연구원(AIRI)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사회가 필요한 가치있는 서비스나 제품을 개발해내는 효율적이고 유능한 조직입니다. 아직 AI가 닿지 않은 길, 아무도 가지 않은 곳으로 찾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이 임기 동안의 목표입니다."

김영환 AIRI 신임 원장은 최근 IT조선과 만나 AIRI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임기 동안 AIRI를 AI 기술에 특화된 경쟁력 있고 수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원장은 AIRI가 가야할 곳을 묻는 질문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고 제시했다. 구글, 아마존 같은 대기업과 맞서 싸우거나 ‘텐서플로’, ‘왓슨’ 등에 같은 기술로 도전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대신 그들이 가지 않은 길로 AIRI가 가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김영환 인공지능연구원(AIRI) 원장. / 이진 기자
◇ "AIRI를 1000억원 가치있는 스타트업으로 키우겠다"

AIRI는 17일 김영환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를 2대 원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김 원장은 카이스트 전산학과에서 공학석사(1983년), 공학박사(1990년)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83년부터 31년간 KT에서 근무하며 인터넷 신규 서비스를 개척했다. 인터넷 포털, 비즈메카, 메가패스, 데이터센터 등 업무를 담당한 후 마케팅, 영업, 기업간 거래(B2B) 사업, 대외 협력 총괄 역할을 거쳐 2011년 KT네트웍스 사장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카이스트 전산학부 초빙교수 직위로 소프트웨어대학원 학생들을 가르쳤다. ‘카이스트 컨버전스 AMP’ 최고경영자 과정 책임교수로 활동하며 450명 규모의 융합형 리더를 양성했다.

김 원장은 인터뷰 중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AIRI를 만들겠다는 뜻을 수차례 강조했다. AIRI는 2016년 8월 정부의 특별지원을 받아 AI 기술공공연구소로 발전시킨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하지만 설립 당시 계획과 달리 정부의 특별지원을 받지 못했고 실제로 운영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부 과제 참여나 지원에 얽매이기 보다 AIRI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 연구개발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낫다"며 "지금껏 AIRI가 개발해온 아이템 중 쓸만한 것을 추려 임기내 확실하게 승부를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AIRI를 연구소가 아닌 스타트업으로 지켜봐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회로 만드는 스타트업처럼 AIRI도 실패하더라도 의미있는 실패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AIRI를 200억원대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으로 본다면, 향후에는 1000억원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빠르면 6개월, 늦어도 1년의 텀을 두고 새로운 AI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은 "AIRI는 지능형 어시스턴트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1년 이상 연구해왔다"며 "앞서 열린 데모데이에서 공개된 기술 중엔 이미 국내에 상용화 된 기술 보다 앞서있는 결과물이 꽤 있다. 이를 잘 결합해 제조·의료·금융·교육 등 특정 분야에서 유용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환 인공지능연구원(AIRI) 원장. / 이진 기자
◇ 젊은 인재가 일하기 좋은 AIRI 만든다

"저부터 꼰대가 되지 않으려 합니다."

AIRI를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질문에 김 원장은 강하고 확실한 표현으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평균연령 30~40대의 젊은 AIRI 구성원이 최대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자신뿐 아니라 AIRI 전체의 변화도 강조했다. 수직적 조직 문화를 지양하는 가운데 구성원 스스로 수동적 성향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출근시간과 근무시간, 장소 등 틀에 얽매이지 않는 형태로 조직 문화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원장은 "조직 전체가 어떻게 움직이고, 구성원 각각의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내가 편해지기 위한 업무 환경이 아닌 대다수 젊은 인재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 이런 방향을 제시하는 게 내 몫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직 규모도 키운다. 기본기가 탄탄하면서도 AIRI의 목표에 잘 부합하는 인재가 채용 1순위다. AIRI가 추구하는 목표에 부합할 경우 AI 개발자는 물론 서비스, 기획,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도 대상이다. 김 원장은 현재 30명의 구성원을 최대 300명까지 늘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 "인터넷 보다 빠른 AI 대중화, AIRI가 교두보 역할할 것"

김 원장은 AI가 초고속인터넷의 발전 당시와 비슷한 과정을 밟으며 발전할 것으로 봤다. 오히려 인터넷 보다 빠른 속도로 대중화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초고속인터넷은 1990년대 초 태동했다. 이때만 해도 사람들은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1994년 김 원장이 당시 근무했던 한국통신(現 KT)은 ‘코넷’을 구축해 사업화를 진행했다. 2000년에는 초고속인터넷통신망 ADSL이 전국에 깔려 인터넷 대중화가 이뤄졌다. 이후 벤처붐이 일었고, 관련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졌다.

그는 구글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이벤트가 3년전 우리나라에서 열린 것이 축복같은 일이었다고 말한다. AI 기술의 위력과 중요성을 우리 국민이 제대로 인식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기술 패러다임 변화의 현장을 우리 국민이 세계에서 가장 생생하게 목격한 셈이다"라며 "이를 경험한 우리나라 AI 인재의 씨앗이 곳곳에 심어져 발화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AI가 더이상 한두곳의 연구소가 담당하거나 극소수의 인재가 다루는 기술이 아니다. 이미 산업, 문화, 생활, 교육 등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AI의 대중화를 위해 AIRI가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 원장은 "KT네트웍스 사장 시절에도 내 소신대로 밀고나가자는 게 원칙이었다. AIRI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며 "많은 젊은 인재들에게 AI 활용법을 알려주고 싶다. AIRI가 앞장서서 AI 대중화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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