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경쟁업체인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수집하려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업계에서는 배민이 경쟁업체 이용기록까지 함께 들여다 보려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배민은 이를 의식한듯 7일 오전 요기요 개인정보 제공을 ‘선택' 사항이라고 정정 공지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6월 26일 '배민사장님광장' 사이트(구 사장님사이트)에서 개인정보 처리방침 변경을 공지했다. 7월 3일부터 자영업자 매출 관리 서비스인 ‘배민장부'를 이용하는 가게점주에게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수집한다는 것이 골자다. 점주들이 요기요 매출정보까지 배민장부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도였다.

6일 오후 11시 55분 기준 배달의민족 배민장부 개인정보 처리방침 화면 갈무리. 7일 현재는 해당 부분이 ‘선택'으로 변경됐다.
6일 오후 11시 55분 기준 배달의민족 배민장부 개인정보 처리방침 화면 갈무리. 7일 현재는 해당 부분이 ‘선택'으로 변경됐다.
배민장부는 자영업자들이 배민 매출 현황과 신용카드 매출정보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신청하면 자영업자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배민 이용점주는 필요시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 배민장부 사용 의무는 없다.

문제는 변경된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3일부터 배민장부 이용 시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이 ‘필수'라고 명시되면서다. 이에 따르면 배민장부 사용은 선택이지만 사용시에는 요기요 정보를 반드시 넣어야 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민이 경쟁사 업체 이용 내역을 수집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배민 경쟁사 요기요 매출내역이 배민장부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지고 불만 목소리가 높아지자 배민은 7일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 요구 조건을 ‘선택'사항으로 정정했다.

배민 측은 이에 대해 논란 때문에 선택사항으로 바꾼 건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민 외에 다른 매출 발생 채널 정보를 확인하고 싶다는 이용자 수요가 있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며 "원래 ‘선택' 사항이었는데 ‘필수’로 올라가서 수정한 것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배민 이외에) 점주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요기요이기 때문에 먼저 서비스에 포함시켰다"며 "향후 다른 배달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배민장부는 점주들이 매출을 통합 관리하는 목적 외에는 해당 정보를 절대 활용하지 않는다"며 "배민장부 또는 요기요 서비스 해지 시 수집한 정보도 즉시 삭제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