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5층에서 변호사와 인공지능(AI)이 근로계약서 법률 자문을 놓고 실력을 겨룬다. 변호사와 인공지능(AI)이 함께 한 ‘혼합팀’과 법률전문가로 이뤄진 ‘변호사팀’의 대결이다.

임영익 인텔리콘연구소 대표변호사(왼쪽)와 이명숙 심사위원장이 알파로경진대회 개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김동진 기자
임영익 인텔리콘연구소 대표변호사(왼쪽)와 이명숙 심사위원장이 알파로경진대회 개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김동진 기자
법률인공지능 콘퍼런스 사무국은 26일 서초동 나우리 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대회 일정과 계획을 밝혔다.

경진대회는 총 2라운드로 40분간 진행된다. 1라운드 근로계약서 2종, 2라운드 근로계약서 1종을 각 팀이 분석하고 자문 결과를 내놓는다. 근로계약서 전체를 읽고 법적 위험 요소나 누락 조항 등을 분석한 보고서다. 이 내용을 심사위원단 3인이 블라인드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방식으로 심사해 승자를 가린다.

혼합팀은 인텔리콘연구소가 개발한 근로계약서 분석기를 사용한다. 임영익 인텔리콘연구소 대표 변호사는 "기계가 법률 문서를 통째로 분석해서 전문 용어를 이해하고 자문을 할 수 있느냐를 체크하는 게 핵심"이라며 "법률 용어를 분석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이 근로계약서 분석기의 기반으로 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리걸테크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걸테크는 법률(leg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선 이미 활성화한 산업이다. 이번 알파로 경진대회는 아시아 최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리걸테크가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대회 심사위원장이자 법률사무소 나우리 대표 이명숙 변호사는 "알파로 경진대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기자간담회를 열게 됐다"며 "리걸테크는 국가나 산업이 얼마나 관심을 두고 지원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는데 29일 경진대회에서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법률 인공지능 관련 컨퍼런스도 열린다. 유창동 한국인공지능학회장과 김병필 카이스트 교수가 각각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미래’, ‘리걸 AI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이어서 ‘리걸 AI, 도전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심층 토론을 벌인다. 컨퍼런스에는 이주용 국회부의장,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