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이 황해를 건너 한국에 상륙한다. 면세점이 관문이다.

신세계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은 29일부터 각각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위챗페이'와 ‘알리페이’의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만 제공되던 서비스가 해외로 밟을 넓힌 첫 사례다.

신세계면세점에 도입하는 위챗페이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 / 신세계면세점 제공
신세계면세점에 도입하는 위챗페이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 / 신세계면세점 제공
신세계면세점이 도입한 위챗페이는 현지에서 11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할 정도로 보편화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실명 인증을 완료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이 제공하는 알리페이도 중국 모바일 시장에서 점유율 54%를 차지할 정도로 일상화된 결제 서비스다. 안면인식 결제의 경우 현지에서 2018년 12월 서비스를 개시한 후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다.

면세점 업계가 앞다퉈 중국의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이유는 매출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관광객의 구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카드나 휴대전화 같은 별도의 결제 수단 없이도 얼굴만 인증하면 수초 안에 결제가 완료되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6개월 가까이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을 준비했다"며 "매출의 80% 이상이 중국 고객이다 보니 주 고객층의 편의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은 개인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현금을 사용한다. 직접 돈을 들고 다닐 수 없으니 간편 결제 시장이 발달했다"며 "위챗페이와 협업해 중국 고객의 쇼핑 편의를 극대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이 다른 결제 방식보다 기술 신뢰성이 높은 점도 도입 배경이 됐다. 안면인식 결제의 오류 발생률이 다른 결제 방식보다 낮고 99.99%의 정확도를 자랑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세계면세점은 29일부터 명동점과 인천공항점 등 약 40개 매장에 위챗페이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한다. 향후에는 점차 도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도 명동 본점을 시작으로 서울 지역 3개 점포에 10대를 나눠 설치한다. 내년까지 도입 비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신라면세점도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