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포르쉐, 한국서 ‘전기차 충전’ 주도권 격돌

안효문 기자
입력 2020.06.24 06:00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포르쉐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전용 충전기 ‘슈퍼차저’를 앞세운 테슬라에 맞서 포르쉐가 급속충전소 ‘HPC’를 필두로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국내 전기차 보급이 궤도에 오르면 타이칸 등 포르쉐 전기차만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다.

이마트 성수점에 위치한 포르쉐 전기차 충전소. 완속충전기 2기와 급속충전기 2기가 배치됐다. / 포르쉐코리아
23일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코리아는 이마트 성수점과 양재점을 비롯, 전국 10개 주요 장소와 9개 공식 전시장 등에 320㎾ 초급속 충전기를 배치한 ‘포르쉐 HPC 충전소’를 구축한다. 각 충전소에는 2개 이상의 충전기를 설치한다. 동시에 전국 50여 곳에 달하는 ‘포르쉐 데스티네이션'에 7㎾급 완속충전기 120여 기도 보급한다.

이마트 성수점과 양재점에는 AC 충전기 2기와 DC 급속충전기 2기가 배치돼있다. 포르쉐 외에도 타 브랜드 전기차도 이용 가능하다. 향후 국내 포르쉐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 테슬라 슈퍼차저와 마찬가지로 포르쉐 전기차에게만 이용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 요금은 1년 간 무료, 이후에 유료로 전환할 방침이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등 경쟁력 있는 전동화 제품들을 한국시장에 투입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충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건 물론 포르쉐만의 가치를 전달하도록 준비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르쉐코리아는 한국 시장서 올해를 전동화 원년으로 삼고 있다. 신차 출시 및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핵심은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이다. 최근 서울 청담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르쉐는 이르면 11월 타이칸 한국 출시 계획을 알렸다.

타이칸은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전기 스포츠카다. 엔트리급인 타이칸 4S에도 79.4㎾h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다. 포르쉐 HPC를 이용할 경우 충전 5분만에 100㎞ 주행 가능하고, 잔여 전력이 5% 여도 20여분 만에 80%까지 채울 수 있다. 회사가 타이칸의 강력한 성능만큼이나 급속충전기를 통한 간편한 충전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포르쉐의 행보에서 테슬라와 유사성을 찾는다. 현재 국내 설치된 테슬라 슈퍼차저(급속충전소)는 32곳, 완속충전소(데스티네이션)은 200곳이다. 슈퍼차저는 충전기 형태가 다른 차들과 달라 오직 테슬라 전기차만 이용할 수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부산 서비스센터룰 시작으로 서울 강동, 의정부, 경기 동탄, 경북 울진, 전남 순천 등 6곳에 슈퍼차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테슬라 역시 충전 유료화를 추진한다. 5월초 산업통상자원부에 전기차 충전사업자 등록을 신청,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이르면 연내 충전 유료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충전요금 및 유료화 시점은 사업자 등록 절차 종료 후 본사와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테슬라가 전용 급속 충전기 ‘슈퍼차저'로 충전 불안감 해소 및 브랜드 충성도 제고 효과를 거뒀다"며 "스포츠카 부문에서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포르쉐 역시 전용 충전 서비스를 통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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