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인기 웹툰 소재의 애니메이션(이하 애니) 제작 열풍이 분다. 영화·드라마에 이어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원소스 멀티유즈(OSMU) 사업이 확장 추세다. 애니메이션 업계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인다. 애니 콘텐츠 시장의 성장이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네이버웹툰 한 관계자는 "네이버웹툰 IP 원작의 애니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신의 탑’, ‘노블레스’, ‘갓 오브 하이스쿨’ 등 작품에 이어 ‘유미의 세포들’, ‘연의 편지’, ‘나노리스트’의 애니화가 확정됐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4월 웹툰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 등 3개 작품을 애니로 만들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스트리밍 서비스 ‘크런치롤’에 올렸다. 신작까지 포함하면 총 6개의 웹툰을 애니로 만드는 셈이다.

웹툰 ‘유미의 세포들' 대표 이미지 / 네이버웹툰
웹툰 ‘유미의 세포들' 대표 이미지 / 네이버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이동건 작가가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이다. 누적 조회 수 30억뷰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30대 평범한 직장인 유미의 이야기를 유미의 머릿속 세포 시각으로 표현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스튜디오N은 ‘유미의 세포들' 작품을 애니에 이어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거침없이 하이킥’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작품에 참여했던 송재정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극장판은 '레드슈즈'를 제작했던 싸이더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한다.

‘연의 편지'는 왕따를 당하는 친구를 감싸다 오히려 친구의 괴롭힘을 당해 다른 학교로 전학 간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2019년 중국국제만화축제 ‘금룡상’에서 ‘해외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의 편지는 극장용 장편 애니로 제작된다. 콘텐츠 제작은 방탄소년단 세계관을 토대로 한 웹툰 '화양연화 Pt.0 SAVE Me'를 만든 리코(LICO)가 맡았다.

인간형 안드로이드 로봇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나노리스트' 애니는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 등을 만든 스튜디오게일이 제작한다.

웹툰 소재 애니 제작은 한국 애니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상당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만화·애니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는 만화와 애니가 서로 시너지를 내며 동반성장 했었다.

애니 제작사 단체인 일본동화협회에 따르면 일본에서 한해 제작되는 애니 타이틀 수는 2017년 기준 340개다. 같은 해 애니 콘텐츠 매출은 TV판과 극장판을 합쳐 9948억엔(11조2874억원)에 달한다. 일본의 애니 대다수는 인기 만화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애니 제작사 한 관계자는 "일본 애니가 만화와 함께 성장했던 것을 볼 때, 한국 웹툰 역시 애니와 함께 동반성장 하는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