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딥핑소스 대표 "익명화 기술로 AI 데이터 시장 확 키운다”

장미 기자
입력 2020.08.10 06:00
CCTV는 당신이 누군지 금방 알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결과다. 행동 분석도 가능하다. 때문에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다. 똑똑해진 대신 개인 정보 유출 우려도 있다. 빅데이터의 무분별한 사용을 제한하는 이유다. AI 기술 발전에 제동이 걸린다.

데이터 활용과 개인 정보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순 없을까. AI 스타트업 딥핑소스는 이같은 고민에 개인정보 비식별화 처리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영상이나 통계 정보 등을 사람 눈으로는 볼 수 없게 하면서도 AI는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기술이다. 한번 기술을 적용하면 원본으로 되돌릴 수 없다.

개인 정보를 제거한 덕분에 정보 활용 동의 없이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AI 학습에 필요한 핵심 정보는 남아 있기 때문에 원본을 분석할 때와 거의 비슷한 결과를 낸다. 자율주행, 의료,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는 "세상에 무수한 데이터가 존재하지만 AI 학습에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비식별화 기술로 개인 정보 침해 문제를 해결, 데이터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가 인터뷰하고 있다. / 딥핑소스
김 대표는 과거 이미지 인식 기술 스타트업 올라웍스 최고기술경영자(CTO)이자 공동창업자를 역임했다. 2012년 올라웍스가 인텔에 인수된 후에는 인텔에서 핵심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AI용 프로세스 개발 등을 맡았다.

그는 인텔 재직 시절 비식별화 기술 필요성을 체감했다. 당시 유럽연합(EU)이 기업에 정보 보호 의무를 강화한 ‘개인정보 보호 일반규칙(GDPR)’을 시행하면서 데이터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로 인해 AI 학습에 필요한 이미지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 대표는 "장당 0원~100원 수준이던 얼굴 사진 가격이 몇 만원까지 뛰었고 그마저도 구하기 어려워졌다"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비식별화 기술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원본 사진(왼쪽)과 비식별화 기술을 적용한 사진(오른쪽) / 딥핑소스
"세계 유일 비식별화 기술 개발"

그는 딥핑소스의 비식별화 기술이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익명화 기술은 사람 얼굴을 변형하는 식으로 데이터를 가공하거나 카메라 대신 라이더나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를 썼다. 하지만 이들 기술은 핵심 정보를 완벽히 활용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

김 대표는 "아직까지 특허를 낼 때도 한번에 등록이 될 정도로 유일한 기술이다"라며 "한국과 미국에 9개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외 기업과 투자사가 딥핑소스의 기술 경쟁력을 인정한다. 글로벌브레인, 미래에셋벤처투자, 스톤브릿지벤처스, 삼성벤처투자 등이 딥핑소스의 기술력을 이유로 65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인텔, 보쉬, 엑시스, LG전자, 서울아산병원, 삼성화재 등은 딥핑소스 기술을 도입한 고객사다.

비식별화 기술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데이터3법 개정안에 따라 개인 정보 보호 논의가 가속화된 데다가 정부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AI 학습용 데이터 중요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누가 데이터를 돈 주고 사냐는 반응이었지만 이제는 이견이 없다"며 "창업 초창기만 해도 데이터를 누구에게 어떻게 팔아야 할지 막막했는데 요즘은 매일 문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딥핑소스는 비식별화 기술 외에도 AI 기술, 플랫폼 개발에 집중한다. 데이터 시장 활성화를 다각도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비식별화 기술을 적용한 데이터 거래 플랫폼 ‘나초스’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스마트시티 등에 적용할 AI 보안 카메라 개발에 집중한다.

김 대표는 "세상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술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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