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표 자동차 그룹 푸조시트로엥(PSA) 내에서 DS오토모빌(이하 DS)의 존재는 특별하다. PSA는 산하에 푸조, 시트로엥, DS 등 세 개 브랜드를 두고 있다. 이 중 DS는 프랑스 파리의 감성을 품은 독특한 디자인과 일체감 충만한 몸놀림으로 자동차 애호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고급 브랜드다.
오트쿠튀르 연상케 하는 정교한 디자인
낯선듯 편안한 실내구성 돋보여
차종을 불문하고 DS는 길 위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른 브랜드에선 볼 수 없는 감각적인 디자인 덕분이다.
회사는 DS 3 크로스백 E-텐스(이하 E-텐스)의 디자인을 프랑스 고급 수제 맞춤복인 ‘오트쿠튀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설명을 내놨다. 독특한 비례감, 과감하게 사용한 선과 빛의 배치로 프랑스 명품을 만드는 장인들의 손길을 차에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것.
전기차만의 차별화 요소도 배치했다. 우선 도장에 은은한 반짝임을 더한 ‘펄 크리스탈'은 전기차에서만 선택 가능하다. 여기에 보닛 위 전기차를 나타내는 E-텐스 뱃지와 기어노브에 ‘E’ 각인을 추가해
내연기관과 차별화를 꾀했다.
실내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곳은 시트다. 페블그레이 직물과 나파가죽을 영리하게 조합해 만든 하프레더 시트인데. 등과 엉덩이에 닿는 쿠션감이 적당해 운전 피로도를 줄여줬다. 마사지 기능은 덤이다.
포뮬러 E에서 갈고 닦은 전기 파워트레인
DS 특유의 자연스러운 몸놀림 ‘엄지 척'
E-텐스는 100㎾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136 마력, 최대토크 26.51㎏·m의 성능을 발휘한다. 0→100㎞/h 가속시간은 8.7초, 1회 충전으로 237㎞ 주행거리를 인증 받았다(WLTP 기준 320㎞).
주행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츠, B 등 4종이다. 기어노브를 D에서 한 번 더 당기면 B모드가 활성화되는데, 회생제동 성능을 끌어올려 효율을 극대화하는 모드다.
그래서 E-텐스의 주행질감은 더 돋보인다. PSA그룹 라인업의 강점인 날렵하고 일체감 충만한 몸놀림을 전기차에서도 그대로 구현해서다. 엔진진동과 배기음만 없을 뿐 다른 DS 내연기관차를 탄 듯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폭발적인 성능이 아니더라도 운전자가 의도한대로 차가 잘 따라와줄 때 운전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탄탄한 차체는 하부에 깔린 배터리 덕분에 무게중심이 낮아져 오히려 내연기관차보다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자랑했다. 타이어도 친환경차용 저구름저항 제품이 아니라 미쉐린 프라이머시4를 장착했다.
E-텐스는 PSA그룹이 소형 전기차를 위해 개발한 플랫폼 e-CMP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2018 년 11 월 PSA 그룹이 새롭게 공개한 CMP 플랫폼은 내연기관과 전기차 모두에 사용가능한 멀티에너지 플랫폼이다. 덕분에 전기차 E-텐스에서도 실내 공간이나 스타일, 주행감각 등을 내연기관차 차이 없이 누릴 수 있다.
E-텐스, 나만의 개성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차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취향은 의외로 보수적이다.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비싼 소비재다.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신중히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내 취향도 중요하지만 남들의 시선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최선보다 차악을 선택하는 경우도 주위에서 종종 보게 된다.
DS 3 크로스백 E-텐스 그랜드시크의 가격은 4172만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