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업계가 우울하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핵심 신상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시즌 장난감 매출은 연간 매출의 3분의 1쯤을 차지한다. 5월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를 합쳐 연간 매출의 절반쯤을 달성한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어린이날은 물론, 크리스마스 매출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장난감 업계는 자연스레 당초 계획한 핵심 신상품 출시 시기를 늦춰왔고, 이 때문에 업계 최대 성수기에 핵심 신상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타깃으로 업계는 신상품 대신 상품성을 강화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1+1’ 등 패키지 구성을 달리해 핵심 신상품이 빠진 공백을 메운다는 전략이다. 장난감 업계 관계자들은 이렇게 해서라도 기존 재고를 줄이지 않으면 얼마남지 않은 회계연도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오프라인 장난감 매장은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 김형원 기자
오프라인 장난감 매장은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 김형원 기자
최근 1000명대를 기록한 확진자 수도 크리스마스 장난감 매출에 타격을 주는 큰 위험 요소다. 코로나19 불경기 여파로 소비자들의 지갑열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대형마트의 장난감 코너와 장난감 전문 매장에는 구경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소비자 발길이 끊긴 상황이다. 온·오프라인을 합해 통상적인 12월 매출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17일, 장난감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출산과 불경기 영향 속에서도 매년 크리스마스와 어린이날 장난감 매출은 항상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 같다. 통상적으로 12월 22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하지만 올해는 이렇다할 신제품도 없고 상반기처럼 재난지원금 효과도 기대할 수 없어 매출이 정상궤도로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장난감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실내용 트램폴린(방방이) 등 어린이의 실내운동을 돕는 상품과 보드게임과 닌텐도 스위치 등 실내놀이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장난감 업계 비인기 상품이 코로나19로 전통강자 캐릭터 장난감을 위협할만큼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