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집콕족 증가가 ‘밀키트’ 판매를 크게 끌어올렸다. 조리법만 따라 하면 ‘근사한 한 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가정간편식(HMR) 범주에 속하지만 재료의 신선함으로 차별화를 이뤘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제품이 등장하는 등 시장이 세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 SSG닷컴은 올해 1월부터 12월 27일까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29일 공개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밀키트’ 매출은 전년 대비 196.3% 증가하는 등 큰 폭으로 성장했다.

SSG닷컴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온라인 장보기 시장이 급성장했다"며 "특히 밀키트와 같이 집에서도 외식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상품의 인기가 높았다"라고 말했다.

‘밀키트'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e커머스에서도 확인됐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G마켓을 통해 판매된 올해(1월 1일~12월 28일)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88%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인 롯데마트에서도 올해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여행지 메뉴를 밀키트로 선보인 프레시지 ‘미씽 더 시티’ 시리즈. / 프레시지
해외 여행지 메뉴를 밀키트로 선보인 프레시지 ‘미씽 더 시티’ 시리즈. / 프레시지
유통업계는 밀키트의 가파른 성장세가 코로나 여파로 인한 ‘집밥 문화’ 확산에 있다고 분석했다. ‘요리를 해 보고 싶지만 귀찮아 엄두가 나지 않고, 조리가 된 채 판매되는 HMR과 달리 건강하고 신선한 식재료로 간단하게 조리를 하고자 하는 수요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코로나 여파로 외식을 즐기지 못하게 된 것도 밀키트 성장을 부추겼다. 이를 입증하듯 조선호텔에서 출시한 유니짜장, 삼선짬뽕 밀키트는 8월말 출시한지 100일만에 10만개를 넘어서는 등 인기가 높았다.

롯데백화점은 10월부터 스테이크 밀키트를 판매 중이다. ‘백악관 소고기'로 유명한 미국 프리미엄 소고기 생산업체 ‘그레이터 오마하’와 손잡고 ‘티본스테이크 밀키트’를 선보인 바 있다.

CJ제일제당 밀키트 사업도 순항 중이다. ‘전문 셰프의 요리 키트’ 콘셉트로 만든 프리미엄 밀키트 ‘쿡킷’은 11월까지 월평균 매출이 20% 증가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을 선도한 업체는 중소기업 ‘프레시지’다. 2018년 218억원이던 회사 매출은 1년만인 2019년 711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프레시지는 올해 1700억원 매출을 전망했다.

프레시지는 자체 브랜드 밀키트 제품은 물론 상당수의 대기업 밀키트 제품을 위탁생산인 ODM 방식으로 생산 중이다. 유통업계는 프레시지가 국내 밀키트 시장의 70%쯤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