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의 AI 세상] "기술 경쟁력, 특허로 무장해라"…오드컨셉 김정태 대표

이윤정 기자
입력 2021.08.17 06:43
"커머스 관련 인공지능(AI) 기업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특허를 보유했다."

AI 기업 오드컨셉의 김정태 대표는 "비전 AI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분석 및 검색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기술이 중요한 만큼 설립 초기부터 특허 확보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커머스 AI 분야의 기술 활성화를 이끄는 이 회사의 지식재산권은 2021년 7월말 기준으로 국내, 해외 출원 및 등록 특허, 상표 등 106건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등록 특허는 국내 등록 특허 29건, 해외 등록 특허 6건으로 35건이다. 커머스 관련 AI 기업 중에서는 단연 최고 수준의 특허를 보유한 셈이다. 이는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혁신기업 평균 대비 3배 이상, DNA 인공지능 관련 기업 평균 대비 약 2배, 이노비즈협회 기업 대비 약 4배 많은 양이다.

김정태 오드컨셉 대표 / 이윤정 기자
김 대표는 "테크 스타트업이라면 기술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특허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기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니즈를 얼마나 심도 있게 고민했는지, 그리고 그 기업이 해결하는 방법을 실천하고자 하는지 의지가 특허에 드러난다"고 특허의 의미를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특허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한다. 특허를 다루는 뉴스에서도 몇 건을 획득했는지 정도로만 다뤄진다. 실제로 피인용은 얼마나 됐는지, 가치가 있는지, 실제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는지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창업하기 전부터 특허에 관심이 많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와 같이 상상하듯, 특허도 이 기술을 어떤 분야에 적용할지 등을 상상하는 그런 재미가 있다고 한다. 그는 "스타트업인데 특허에 비용을 너무 많이 쓰나 싶기도 했지만 틀린 방향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는다"고 말한다.

평소 특허에 관심이 많던 김 대표는 2012년 비전 AI로 오드컨셉을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AI가 관심을 받지 않던 시절이다. 이미지 분석 중에서도 커머스로 방향을 정하고 패션분야를 공략했다. 구글의 알파고가 이세돌과 바둑대결로 관심을 모은 것이 2016년 이었다. 남들보다 앞서 나간 덕분도 AI 특허를 미리 선점하게 된 배경이 됐다.

오드컨셉은 2017년 패션 분야에서 개인화 상품 추천 서비스 ‘픽셀'을 상용화했다. 오드컨셉이 보유한 특허는 이미지 내 오브젝트 검출, 오브젝트 특징 정보의 추상화, 양자화 및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한 고속/대용량 검색 스킴들로 구성됐다. 이는 기술 경쟁력의 밑받침이 된다.

이미지 인식과 분석, 머신러닝에 최적화한 엔진을 직접 설계하는 등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에 힘써왔다. 결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픽셀을 이용하는 패션 쇼핑몰 수는 2020년 1월 100개에서 그 해 연말에 400개로 늘었다. 서비스를 출시하고 3년간 100곳의 쇼핑몰이 사용했는데 반해 1년 만에 3배로 증가한 것이다. 올해 목표는 300개 늘어난 700개였는데, 6월 기준으로 이미 초과 달성했다.

커머스 시장에서 개인화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집단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상품을 추천하거나, 집단 고객의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구매를 유도한다. 이에 반해 픽셀은 상품 콘텐츠 자체를 비전 AI 기술로 분석해 소비자 기호에 맞는 상품과 코디를 추천한다.

김 대표는 "패션 쇼핑은 연애하듯이 감성적이고 시각적 의존도가 높고 실제 입었을 때 마음의 안정감도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쇼핑몰들은 개인화, AI 등을 내세우지만 이 사람이 쇼핑몰에서 얼마를 쓰는지와 같은 조건을 따진다"며 "기술적 측면에서 픽셀은 나만의 AI 스타일리스트가 되겠다를 지향하며 ‘초개인화된 신경망 모델의 집합체’라는 경쟁력을 갖는다"고 말한다. 신경망 모델의 집합체인 픽셀은 쇼핑 고객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이해하고 분류하고 해석하고 매칭까지 하는 모든 과정을 소화한다는 설명이다.

신경망 모델은 데이터라는 밥을 먹고 성장하기 때문에 덩달아 데이터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픽셀은 서비스 과정에서 학습하고, 축적한 데이터 규모는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오드컨셉이 시장에 앞서 진출한 것도 있지만 획득한 데이터가 기술을 견인하는 덕분에 테크 비즈니스의 구조를 확립하게 됐다는 얘기다.

김정태 대표 / 이윤정 기자
"오드컨셉의 모든 기술은 픽셀에서 파생됐다. 그 특허 기술은 더 발전됐고, 중요한 퍼즐 조각의 중심에 있다. 그 특허가 있기 때문에 오드컨셉이 존재한다"며 "특허들이 포트폴리오를 이루다 보니, 테크 비즈 구조를 만드는 데까지 온 것 같다. 갈길은 멀었지만 힘내서 갈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오드컨셉의 첫 특허도 투자와 연관됐다. 미국의 유명한 국제변호사가 가치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컨설팅을 조사하던 중에 우리 특허를 대기업에서 침해하고 있는 것 같으니 소송을 해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물론 소송은 진행하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투자도 받게 됐고 고객사로 인연을 맺게 됐다.

사실, 사업 보호를 위해 특허를 낸다고 하지만 AI 스타트업들이 인력과 비용, 시간을 들여서 특허 획득에 관심을 갖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설령 특허를 냈다고 하더라도 그에 비해 막상 분쟁이 났을 때 보상액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한국의 특허 무효 심판 인용률도 45% 수준이다. 특허를 침해받은 것으로 알고 특허권 무효 소송을 걸었는데, 막상 반대로 내 특허가 무효로 패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특허를 보험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투자 대비 얻는 것이 미비해 특허에 대한 관심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결국 정부과제 가점이나 기술금융 유지를 위한 도구로만 특허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악순환이 일어나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AI 세계 시장 규모는 2025년 8985억달러(1004조원)로 예상된다. 연평균 43% 성장세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한 국가 간 AI 기술패권 경쟁도 치열하다. 기술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특허권 확보도 중요하다.

김정태 대표는 "합리적인 직무보상 제도를 뒷받침해 직원들의 동기를 부여한다면 조직이 지속적인 기술경영이 가능한 DNA를 갖출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특허 포트폴리오를 갖추면서 특허의 가치를 높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특허와 관련해서는 해외 특허에도 의미를 갖고 시도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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