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 수제맥주 전쟁…OB·롯데 이어 치킨업계도 참전

김형원 기자
입력 2021.09.26 06:00
주류·식품업계의 수제맥주 투자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경기·강원도 등 지역에 수제맥주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공장이 속속 들어선다.

주류업계가 수제맥주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식당 등 영업용 주류 매출 감소 탓이다. 식품업계의 경우 치킨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매출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만든 수제맥주 ‘캬'. / 코리아세븐
2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음료는 수제맥주 사업 강화에 나섰다.

오비맥주는 최근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orea Brewers Collective, 이하 KBC)’를 발족했다. 국내 수제맥주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새로운 수제맥주를 개발하고 국내 수제맥주 다양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이를 위해 오비맥주의 양조기술연구소와 이천공장 수제맥주 전문 설비 등 전문성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제맥주 전문가들과 합작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타사 레시피를 활용하거나 타 제조사 제품을 대리 생산하는 위탁 양조(OEM)와는 근본부터 다르다는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수제맥주 업체 제주맥주와 협업하는 등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 바 있다. 에일맥주 생산을 위해 독일 크로네스사 설비도 도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중소형 수제맥주 제조사 인큐베이팅에도 나섰다. 새로운 수제맥주를 발굴해 OEM 생산부터 마케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주류업계가 수제맥주 사업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매장용 주류 매출 감소 여파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확한 매출 추이를 밝힐 수 없다면서도 홈술족 증가에 따라 가정용 주류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국내 주류시장의 소비축이 유흥·외식에서 ‘홈술’로 옮겨가고 있다. 주류 업계는 가정용과 외식용 시장 비율이 기존 ‘6대 4’에서 최근 ‘7대 3’까지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 급상승도 주류업계가 수제맥주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한국 수제 맥주 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2020년 109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2017년 시장 규모가 436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3년 사이에 2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오비맥주가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만든 수제맥주 ‘캬'도 보름만에 초도 물량 25만개가 완판되는 등 인기가 높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수제맥주 매출은 지난해 550.6% 대폭 상승한데 이어 올해(1월1일~8월13일)는 210.4% 증가했다. 국산맥주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2.5%에서 2019년 7.5%, 2020년 10.9%를 넘어 올해(1월1일~8월13일)는 17.4%까지 올라선 상태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제맥주 업체의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수제맥주업체 카브루(KABREW)는 최근 경기도 가평에 신규 생산시설인 제4브루어리를 완공했다. 전 공정 자동화 브루어리로 설립에만 1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다는 설명이다. 최신식 양조 설비 도입을 통해 카브루는 캔맥주 기준 연 3800만캔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카브루 매출은 2019년 78억원에서 2020년에는 전년 대비 29% 신장한 101억원으로 늘어났다.

수제맥주업체 세븐브로이도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새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4000평 규모의 부지와 230억원을 투자했다. 회사는 2022년 상반기 생산을 시작하는 익산 신공장을 통해 한강맥주, 강서맥주 등 생산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사 제품과 출시를 앞둔 신규 수제맥주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수제맥주 전문 프랜차이즈 ‘생활맥주’를 운영하는 데일리비어도 최근 7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투자유치를 통해 직영점을 확장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필두로 식품업계의 수제맥주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다.

교촌F&B는 최근 강원도 고성군에 ‘문베어브루잉’ 수제맥주 공장을 개장했다. 생산 경쟁력을 갖춘 제조 시설과 전국 1300개 가맹점 인프라를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을 빠르게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교촌은 5월 인덜지와의 120억원 규모 자산 양수도 계약을 통해 수제맥주 브랜드인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하고 최근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했다. 강원도 양조장은 연간 200만리터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다. 교촌F&B는 전국 교촌치킨 가맹점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로 수제맥주 판로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 차별화된 수제맥주 개발로 교촌만의 수제맥주 라인업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제너시스BBQ도 최근 제주맥주와 손잡고 치킨 페어링 맥주 ‘치얼스(Chieers)’를 선보였다. 회사는 제주맥주와의 협업을 통해 라거 중심의 치맥 시장을 에일 맥주로 재편성하고, 치킨과 잘 어울리는 페어링 맥주를 통해 치맥 미식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목표다.

BBQ는 2020년 7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고 자체 수제맥주 브랜드인 ‘BBQ비어’ 6종을 선보인 바 있다. 회사는 현재 경기도 이천에 수제맥주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시설도 건설 중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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