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IT] 오미크론 뚫고 CES 참전한 K자율주행, 보상은 C-V2X 단일 표준

이민우 기자
입력 2022.01.06 06:00
글로벌 IT업계와 완성차, 전자 시장의 1년을 가늠할 수 있는 전미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 2022’가 열렸다. 개최국인 미국 다음으로 많은 500개 넘는 한국 기업이 미국 내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개최지인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참가 한국 기업 중 자율주행 등 자동차 관련 기술·부품사도 46곳으로 꽤 많다. 특히 CES 2022의 주요 주제 중 하나인 자율주행 분야에는 카이스트나 서울반도체 등 규모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국내 산학연이 참가했다. 국내 자율주행 업계가 가진 열의와 글로벌 시장 개척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새해부터 코로나 위험을 무릅쓰고 글로벌 기술 대전의 최전선에 뛰어든 국내 자율주행 업계를 위한 달콤한 보상은 무엇일까.

실증 규제 완화나 정부 지원 사업 증대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마 가장 필요한 보상은 자율주행의 기초 인프라인 무선통신 기술의 ‘C(셀룰러)-V2X’ 단일 표준화 제정이라고 생각된다.

‘C-V2X’는 차량·사물 셀룰러 통신으로, LTE나 5G 같은 셀룰러 이동 통신망으로 차량과 교통인프라·보행자와 네트워크 간 정보를 교환하는 자율주행 통신 형태다.

이와 대치되는 방식은 ‘DSRC’나 ‘웨이브(WAVE)’로 불리는 와이파이와 유사한 단거리 무선통신 기반 기술이다. 한국은 아직 자율주행 통신 표준을 제정하는 중인데, 2022년말~2023년말쯤 표준 제정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표준을 제정하면서 ‘C-V2X’와 ‘DSRC(WAVE)’를 모두 떠안는 길은 가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 더 적합한 ‘C-V2X’를 도입하자는 과기부와는 다르게 국토부가 10년쯤 손질했던 DSRC(WAVE)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으면서, 두 기술을 전부 표준 제정하기 위해 실증을 진행하는 소모적인 안이 도출됐다.

세계적인 흐름은 과기부의 주장대로 C-V2X로 향하는 모양새다. 당장 완성차,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큰 몸집을 지닌 중국과 미국부터 ‘C-V2X’를 단일 표준으로 제정했다.

CES2022는 글로벌 자율주행차의 기반 통신 기술의 주력이 ‘C-V2X’라는 것을 짧은 순간 안에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는 자리였다.

CES2022에서 만난 외국계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흐름은 명확하다. C-V2X가 안정성과 커버리지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5G처럼 자율주행 기술 발전의 뒤를 쫓으며 부족한 부문을 메워나갈 것이다"며 "이미 단일 표준을 채택한 미국과 중국만 생각해도 두 국가의 C-V2X 기반 자율주행 시장 규모가 거대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이 명확한데, 한국이 C-V2X와 DSRC(WAVE) 두 기술을 모두 끌고 가는 길을 선택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표준은 정부가 업계에 내려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국가 표준이 양분되면 국내 자율주행 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로 두 기술에 각각 자본과 인력을 나눠야 한다.

전쟁터가 될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단일 표준을 기반으로 달리는 타 국가의 경쟁사보다 국내 자율주행 업계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바이러스를 돌파해 글로벌 시장으로 향한 한국 자율주행 기업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

라스베이거스=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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