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이 있다". 목표한 일에는 실제 관심이나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서, 은연중에 잇속만을 챙기려는 모습을 나타내는 속담이다. 안타깝지만 최근 2라운드까지 접어든 쌍용차 인수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시작은 첫 인수자 자격을 얻었던 에디슨모터스였다. 에디슨모터스는 3월말 인수대금을 미납해 투자계약을 자동해지 당했다. 이후 에디슨모터스가 시도한 것은 ‘쌍용차 매각절차 진행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소송이었다. 에디슨모터스측은 투자계약 해지와 재매각 추진이 쌍용차측의 일방적인 위법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회생계획안 배제를 결정한 것은 소속 조사위원의 보고를 받은 서울회생법원이다. 스포츠로 치면 심판이 경기의 진행이 어렵다고 보고 몰수를 선언한 셈이다. 여기에 에디슨모터스는 강성부펀드와 키스톤PE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컨소시엄을 이탈했다.

쌍용차 인수 완주에서 가장 중요한 자금조달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인수대금 미납이란 귀책사유가 명확함에도 강행된 에디슨모터스의 소송을 시장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 에디슨모터스가 실제 인수 능력이 없음에도 ‘잿밥’인 주가 상승과 평택 부지를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는 이유다.

새롭게 인수후보로 도약한 쌍방울그룹의 행보 역시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다. 계열사인 미래산업이 쌍용차 인수 호재 후 주식 매도를 통한 차익실현 의혹에 휩싸였다. 쌍방울그룹은 과거 아이오케이 주식을 주당 4356원에 인수해, 2021년 11월과 올해 4월 각각 1720원과 1978원에 처분한 만큼 오히려 손실을 본 거래라고 항변하고 있다.

아이오케이 주식의 처분 가격이 매수가보다 낮아 차익을 실현하지는 못했더라도, 시장 관점에선 미래산업이 주가 호재에 편승해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볼 여지는 충분하다. 여기에 미래산업은 주식 매도 이유를 운영자금 확보로 설명했는데, 2021년 사업보고서상 미래산업의 현금자산은 371억원에 달한다. ‘굳이 지금'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에디슨모터스와 쌍방울그룹 계열사에서 일어난 일련 행위들은 무조건 부도덕하다고 매도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합리적인 인수 비젼을 시장에 인식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속행된 일들은 투자자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시장이 바라보는 인수전 참여 기업들의 쌍용차 인수 의지 진위 여부마저 훼손하고 있다.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이 ‘잿밥'에 관심있는 사냥꾼이 아니라 정말 쌍용차에 관심을 지닌 ‘구원자'로 보이고 싶다면 눈 앞의 이익에 현혹되지 않는 ‘기다림'을 보여주고, 쌍용차 채권자·임직원부터 대중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 것인지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맞는 순서가 아닐까.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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