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분기 대비 감소한 네이버가 글로벌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 핵심은 커머스와 웹툰이다. 이 중 업계는 웹툰에 집중한다. 네이버가 약 20년간 국내에서 쌓은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글로벌 웹툰 시장 선점에 자산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네이버 역시 웹툰 ‘수익화'는 시간 문제라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최수연 네이버대표(오른쪽)와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 네이버 제공
최수연 네이버대표(오른쪽)와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 네이버 제공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글로벌 진출의 핵심으로 커머스 사업과 웹툰을 제시했다.

커머스 사업 글로벌 진출을 위해 우선 네이버는 일본의 경우 라인, 야후와 협력하고 한국식 커머스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새로운 커머스 사업 영역을 발굴한다.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총대’를 맺다. 업계는 네이버가 유럽에서 커머스 사업 솔루션을 기업에 판매하는 B2B 사업을 개척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일본은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라인, 야후와 협력해 파고들 수 있지만 유럽은 영향력이 없다"며 "유럽 시장에서 커머스 솔루션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웹툰 사업 확대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4000억원쯤을 투입한다. 이는 미국에 둥지를 틀고 글로벌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상반기 중 프랑스에 유럽 총괄 법인 ‘웹툰EU(가칭)’를 신설하는 등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15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웹툰은 유럽시장을 공략해 이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IP 영상화도 직접 진행한다. 국내법인과 달리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글로벌 법인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네이버는 영상제작에 직접 투자하지는 않았다"며 "앞으로는 직접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에 조성한) 1000억원의 영상제작기금을 통해 네이버웹툰을 북미에서 영상화시키겠다"고 덧붙였다.

20년간 시행착오 거듭한 네이버웹툰 성공 가능성 촉각

업계는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성공 보다는 웹툰의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구글 같은 강력한 검색 플랫폼이 존재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플랫폼 영향력이 없는 커머스를 개척하기란 쉽지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쇼핑과 커머스 사업의 성공은 네이버라는 검색 플랫폼의 영향력을 빼놓을 수 없다"며 "검색-쇼핑-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이 커머스에서 성공으로 작용했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는 국내에서 20년쯤간 시행착오를 겪은 웹툰만큼은 해외 시장 개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5년 안팎을 기준으로 웹툰의 본격 글로벌 수익화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은 한국에서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만들었다"며 "여러 실패와 성공 사례가 노하우로 쌓여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웹툰은 네이버라는 검색 플랫폼에 의존한 모델도 아니다"라며 "미국 등 글로벌에서는 한국에서의 시행착오를 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안착하며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도 공개적으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웹툰 해외법인은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손익분기점(BEP)를 넘길 수 있다"며 "미국과 일본의 작가 계약구조나 소비자 구매력을 고려하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할 수록 수익성은 개선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