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가 2040년 1800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도심항공교통(UAM) 시장 주도권을 놓고 분주하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여러 사업자와 협력체를 꾸려 기술 개발에 나섰고, LG유플러스가 가장 늦게 정부 실증 사업 참여를 위한 컨소시엄을 꾸렸다.

UAM은 30m~600미터(m) 고도 하늘길에서 에어택시 등 전기 수직 이착륙 비행체가 사람을 나르는 차세대 교통 서비스다. 2025년 국내 상용화 예정이다.

왼쪽부터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CTO,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 장인영 GS칼텍스 부사장, 에두아르도 도밍게즈 푸에르타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최고상용화책임자(CCO), 김준 파블로항공 대표가 업무협약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왼쪽부터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CTO,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 장인영 GS칼텍스 부사장, 에두아르도 도밍게즈 푸에르타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최고상용화책임자(CCO), 김준 파블로항공 대표가 업무협약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LGU+도 UAM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국토교통부(국토부)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K-UAM GC) 실증사업에 참여하고자 카카오모빌리티, GS칼텍스, 제주항공, 파블로항공,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11일 밝혔다.

K-UAM GC는 2025년까지 UAM의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비행체의 안전성, 교통관리 기능시험 등을 통합 운용하는 실증 프로그램이다. 올해 1차 사업에서 참가 기업 선정 등을 거친 뒤 2023년부터 개활지 실증 비행 등을 거친다. UAM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와 중계 플랫폼을 검증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LG유플러스 컨소시엄 참여 기업은 이 같은 실증에 참여하고자 ▲한국형 UAM 표준 수립 ▲서비스 상용화 가속화를 위한 개별 실증 수행 ▲향후 UAM 산업 관련 추가적인 사업 기회 공동 모색 등에서 서로 협력한다.

LG유플러스는 UAM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교통관리시스템과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교통관리시스템은 UAM의 모든 움직임을 관찰하고 통제해 기체 충돌과 장애물 추돌을 막는 기능을 한다. LG유플러스는 드론 솔루션·서비스 기업인 파블로항공과 교통관리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연구한다.

LG유플러스는 또 지상 기지국 UAM 항로에 적합한 이동통신 상공 커버리지를 검증한다. 다가올 UAM 시장을 선점하고자 실증사업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통신 품질을 빠르게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사이언스파크와의 협력으로 LG그룹 배터리, 모터 등 역량도 결집해 다가올 UAM 시대를 대비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티(T) 앱 운영 노하우로 멀티 모달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한다. 끊김없는 이동을 지원하고자 자동 체크인과 보안 검색 기능을 구현한 버티포트 솔루션 구축도 맡는다.

GS칼텍스는 비행체 이·착륙에 용이한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UAM 버티포트를 구축한다. 제주항공은 항공 운항 노하우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운항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블로공항은 UAM 통합운항관제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이 사용할 기체는 영국의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다. 항공 경로 설계와 기체 사후 관리도 책임진다.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통신 사업자로서 5G를 비롯한 이동통신이 지상뿐 아니라 UAM이 비행하는 하늘에서도 높은 수준의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검증하고자 한다"며 "안정적인 UAM 운행을 책임지는 선도 사업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왼쪽)와 조벤 비버트 조비 에비에이션 CEO가 UAM 기체에 탑승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왼쪽)와 조벤 비버트 조비 에비에이션 CEO가 UAM 기체에 탑승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SK텔레콤
SKT·KT도 UAM 사업에 분주…"2040년 글로벌 UAM 시장은 1800조원 규모로 성장"

LG유플러스가 컨소시엄을 꾸리고 UAM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사이 SK텔레콤과 KT도 각각의 사업 행보로 분주하다.

SK텔레콤은 1월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사내 핵심 임원을 모아 UAM 신규 사업 TF를 꾸렸다. 같은 달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 등과 컨소시엄을 결성한 데 이어 4월 컨소시엄에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합류했다. 미국 UAM 기체 제조사인 조비 에비에이션과는 1월 업무협약을 맺고 UAM 전 분야 협력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 역시 참여 컨소시엄을 통해 LG유플러스가 노리는 K-UAM GC 실증사업에 도전한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운항 서비스와 UAM 기체 도입, 버티포트, 교통 관리, 플랫폼, 시장 조사, 기상 정보 등 각 분야에서 참여 사업자가 역할을 분담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층 빌딩 등 장애물과 공역 제한 이슈가 적은 인구 비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저밀도 사업을 거쳐 UAM 상용화 서비스 완성도를 높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가 2019년 팀 코리아를 결성할 때부터 SK텔레콤은 원년 멤버로 참여해 꾸준히 UAM 사업을 진행해왔다"며 "K-UAM GC 실증사업 접수를 넣고 선정 결과를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팀 코리아는 국토부 주관으로 한국형 UAM 상용화를 위해 구성한 민·관 추진체다.

KT도 팀 코리아 멤버로 UAM 사업을 진행해왔다. KT의 경우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과 파트너십을 맺고 UAM 생태계 구축과 관련 실증 사업에서 협력을 진행 중이다. 국내 UAM의 성공적인 실현과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둔다.

KT 관계자는 "협력하는 사업자 별로 각 분야별 개발을 진행 중이다"며 "다양한 실증 사업을 검토해 참여 여부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은 2021년 70억달러(8조925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1879조3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KT에서 UAM 사업 협력을 기념해 파트너사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 KT
KT에서 UAM 사업 협력을 기념해 파트너사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 KT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