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원 규모 최대 7000조 달해…바세나르체제와 대북제재는 걸림돌

입력 2018.08.27 14:05 | 수정 2018.08.28 06:56

북한에 매장된 지하자원의 경제적 가치는 3200조원에서 최대 700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단천 지역 지하자원 개발시 4조800억원의 경제성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한 탄광을 개발하면 죽어가던 탄광산업을 살릴 수 있다. 또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광물 자원을 갖게 되는 효과도 있다.

단천 지역을 최첨단 스마트시티로 만들어갈 경우 기대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도 상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 생산성과 수익성이 높아지고 경제성장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세나르 체제(1996년 출범한 다자간 전략물자 수출통제체제)와 국제연합(UN)의 대북제재는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여시재 세미나 전경. / 여시재 제공
재단법인 여시재는 최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사무실에서 ‘첨단기술을 적용한 북한 단천 지역 자원개발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여시재는 시대와 함께하는 집이라는 뜻의 민간 싱크탱크다. 신문명 사회를 달성해 지속가능한 지구와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미래 문명 추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시재는 신문명을 위해 ▲동북아와 새로운 세계질서 ▲통일 한국 ▲도시의 시대 등 세 가지 주제를 집중 연구한다.

민경태 여시재 연구팀장은 "여시재는 동북아와 한반도 미래를 주제로 연구한다"며 "북한은 이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 북한 지하자원, 통일 비용 규모 상쇄…효율성 검증 안됐지만 가능성 높아

남북간 경제협력 교류는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전보다 더 활발해졌다. 이번 세미나는 새 전기를 맞은 남북한 협력을 전제로 효율적으로 자원을 관리하고, 남북한이 공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국 기업은 한 해 23조9000억원 규모의 지하자원을 외국에서 수입한다. 부존자원이 빈약해 외국에서 산업원료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 수요에 비해 국내 생산이 적어 자급률은 11.6%에 불과하다. 중요 산업원료인 구리, 아연, 몰리브덴, 희토류 등 금송광물은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단천자원개발. / 여시재 제공
북한은 사정이 다르다. 여시재가 2017년 발간한 ‘북한의 지하자원과 남북자원협력’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지하자원 가치는 석유, 희토류를 제외하고 7000조원(최소 320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대한민국 1년치 정부예산(350~400조원)의 20배에 달하며, 국민세금(200조원)의 65배에 달한다. 북한 지하자원은 기존 통일비용 규모(30~40년간 2300~4800조원)를 상쇄하고도 남는 규모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향후 30년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 170조원에 이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경축사 근거가 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단천 지역 지하자원 개발만으로 4조800억원의 경제성장 효과가 나온다.

단천 지역이 거론되는 이유는 지정학적 위치와 자원 매장량 영향이다. 북한 지하자원 매장지는 동해안, 서해안, 북·중 접경지역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해안 지역에는 철광석, 갈탄, 아연, 금, 마그네사이트, 인회석 광물 등이 매장돼 있다. 이 중 단천 지구는 북한 최대 지하자원 매장지다. 특히 단천 지역은 우리 정부가 지난 2007년 경공업 원자재 8000만달러(891억원)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이 지역 아연과 마그네사이트 광산을 개발하기로 합의한 곳이다. 또 단천 지역에서 생산한 지하자원은 인근 단천항과 김책항, 나진항 등을 통해 외국으로 수출될 수 있다.

채광된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앞선 제련 기술을 갖춘 남한으로 자원이 이송돼야 한다.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을 관통, 러시아와 유럽까지 달릴 수 있는 동해선을 복구하면 손쉽게 남측으로 자원을 이송할 수 있다. 현재 강릉-제진(104㎞) 구간이 단절됐다.

이날 세미나에 참가한 황성수 다쏘시스템코리아 이사는 "채광된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육상과 철도, 항만 등을 통해 자원을 남한으로 옮겨야 한다"며 "생산단계부터 물류까지 체계적, 통합적으로 관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디지털 기술로 수익성·생산성 ↑…단천 지역을 스마트시티로

자원개발에 걸리는 시간은 탐사에서 생산까지 10년 이상 필요하다. 사업 과정 중 각종 악재와 변수가 수시로 생긴다.

북한은 광산별 매장량이나 품질을 공개하지 않으며, 자원 개발에 소극적이다. 자원산업 기술·인프라·설비·장비가 부족한 것은 둘째 치더라도 노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칫 투자대비 수익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활용돼야 한다.

황성수 이사는 "각종 악재, 변수를 계속 수정보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베이스 정보가 필요하며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네트워크망 등 ICT 기술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받아 지속적으로 이를 취합하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쏘시스템은 이를 위해 천연자원 특화 비즈니스 연구와 접근이 필요하며, IT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스톱 시스템을 제공한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면 지금까지 예상되던 경제효과를 좀 더 높일 수 있다.

김창규 다쏘시스템 부사장은 "북한은 전력난과 인프라가 없어 광산 발전이 없다"며 "교통·통신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건설 플랜트 등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산을 개발하고 난 후 폐광이 될 경우, 이는 골치덩이가 될 수 밖에 없어 단순 광산촌이 아닌 스마트시티로 개발해 도시 발전, 효율적 도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정부와 다쏘시스템이 구축하는 디지털트윈 프로젝트 안내 이미지. / 다쏘시스템 제공
글로벌 시장에서 자주 거론되는 스마트시티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 정부는 다쏘시스템과 함께 버추얼 싱가포르를 구축 중이다. 버추얼 싱가포르가 스마트시티 생태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실험을 먼저 시뮬레이션한 후 실제 현장에 투입하는 디지털 트윈 환경을 체계적으로 구현했기 때문이다.

김창규 부사장은 "가상 현실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하면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도 신차 개발에 이를 활용해 시간과 공간 등을 포함한 비용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원개발과 부품소재 결합…코콤·대북제재는 걸림돌

단천 지역이 스마트시티로 변화하면 어떤 모습일까. 이번 세미나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미래첨단산업 도시 모델이 제시됐다. 자원개발산업과 부품소재산업의 결합이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또 특이한 지형을 갖춘 개마고원 일대를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단지도 이상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경태 여시재 연구팀장은 "북한에 다량 매장된 희토류는 조명광, 배터리, LCD디스플레이, 자석생산 등 미래첨단산업의 경쟁력을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제철 및 C1화학공업, 광물소재·광산설비산업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세나르체제와 대북제재는 걸림돌로 지적된다. 바세나르체제는 통제 대상국가를 공산권 국가로 지정한 코콤과 달리 ‘국제평화와 지역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모든 국가’로 규정한다. 테러국가나 분쟁국가에 수출입을 할 경우 각국간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즉, 회원국 중 한 국가가 특정국가에 대해 전략물자 금수조치를 취할 경우 다른 회원국들도 여기에 동조해야 하며 이를 무시하고 수출입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다른 회원국들이 해당 품목에 대해서 금수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김창규 부사장은 "북한은 대북제재와 각종 규제로 인해 한국 정부나 남북경협 차원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누군가 선도적으로 남북이 윈윈할 수 있는 자원협력 방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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