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14나노미터(㎚) 공정 기반 프로세서 제품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의 14㎚ 기반 프로세서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 IT조선 DB
인텔의 14㎚ 기반 프로세서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 IT조선 DB
탐스하드웨어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주요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인텔의 14㎚ 기반 프로세서 제품군의 가격이 7월 말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메인스트림급 제품인 코어 i5-8400와 i5-8500, i7-8700 등의 제품의 평균 가격이 8월 한 달 사이에 약 20달러에서 40달러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인텔 CPU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인기 모델인 코어 i7-8700은 7월 초 30만원 초반대였던 가격이 40만원 중반대로, 코어 i5-8500은 20만원 안팎이었던 가격이 28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 CPU의 국내 총판들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분간 품귀현상으로 인한 가격 상승을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인텔 14㎚ 기반 프로세서 제품군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진 것은 현재 추가 물량을 생산할 여력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텔의 14㎚ 생산 설비가 ▲수요가 급증한 데이터센터용 제온 프로세서 ▲최근 새롭게 선보인 노트북용 ‘위스키 레이크’ 및 ‘앰버 레이크’ 프로세서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에 들어갈 14㎚ XMM 7560 모뎀 등에 집중되면서 기존 데스크톱용 14㎚ 프로세서의 생산량을 쉽게 늘리지 못한다는 것.

실제로 인텔은 14㎚ 공정으로 제조하던 300시리즈 메인보드용 칩셋 일부를 기존의 22㎚ 공정 설비로 돌려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생산된 물량도 발주량이 많은 OEM 및 ODM PC 제조사에 우선 공급하면서 일반 소비자 시장에는 매우 적은 양만 풀리는 것도 품귀현상 및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인텔이 8세대 ‘커피레이크’ 프로세서를 비롯한 최신 프로세서 제품군의 코어 수를 늘리면서 프로세서 다이(die, 반도체 회로 기판)의 크기가 증가하고, 그로 인해 웨이퍼당 생산량이 줄어든 것도 전체 공급량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게다가 인텔의 차세대 10㎚ 공정 도입이 지연되면서 기존 14㎚ 공정에 대한 부하가 가중되고 있는 데다, 마찬가지로 14㎚ 공정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9세대 프로세서의 출시가 가시화되면서 기존 14㎚ 기반 데스크톱 프로세서의 공급 정상화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인텔은 탐스하드웨어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고객들의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해 모든 사업분야에서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2018년 매출 전망도 1월에 발표했던 것보다 45억 달러 높게 잡았다"며 "우리가 발표한 연간 매출 전망에 부합할 수 있도록 고객 및 공장과 긴밀히 협력하고 추가적인 제품 공급을 늘려나갈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