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도요타가 대형세단 아발론 신형을 내놨다. 신형 아발론은 성능과 효율의 양립을 목표로 하며, 전세계에서 도요타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분야다. 도요타는 캠리, 프리우스, RAV4 등의 하이브리드 주력 제품을 앞세워 올해 1만대 판매를 노린다.

◇ 잘 팔릴까?…캠리에 만족 못했다면 아발론이 제격

신형 아발론은 기술적으로 하이브리드인 덕분에 탈내연기관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비교적 작은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이 과거 대배기량 내연기관에 비해 성능 손실이 없으면서도 소모 연료가 적어 배출가스를 덜 내는 것이다.

도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 도요타 제공
도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 도요타 제공
그러나 기술 개념이 어려운 탓에 하이브리드 초기에는 소비자가 생소한 부분도 있었다. ‘가솔린’ ‘디젤’ ‘LPG’처럼 사용 연료를 명사화 한 내연기관차와 다르게, 하이브리드는 ‘사용 연료’가 아닌 ‘동력 방식’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 하이브리드를 모르는 소비자는 적은 편이다. 배출가스와 소음, 진동 면에서 하이브리드의 우수성이 확실해서다. 디젤은 물론 가솔린차에 대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의 선구자적 지위를 가진다.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1997년 내놓고, 20년 넘게 꾸준히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도요타가 한국 시장에 선보이는 대형 세단이다. 캠리를 통해 얻은 하이브리드 세단에 대한 자신감이 아발론에 투영됐다. 도요타 제품군 내에서 캠리 다음에 살 만한 제품이 없었다는 점도 아발론의 존재 가치를 높였다.

도요타의 새 플랫폼 TNGA를 적용, 이전보다 저중심 설계와 넓은 차체를 실현했다. 덕분에 주행성능도 향상됐다. 크기는 구형 대비 길이는 15㎜ 늘었고, 너비는 15㎜ 확장됐다. 휠베이스도 50㎜ 연장돼 고급 세단에 걸맞는 중후함을 갖췄다.

하이브리드 동력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진 열효율을 실현한 2.5리터 다이내믹 포스 엔진에 구형에 비해 효율을 약 20% 높인 파워콘트롤 유닛, 트랜스미션 등이 조합됐다. 시스템이 내뿜는 최고출력은 218마력이며, 연비는 복합 기준 16.6㎞/L다.

무엇보다도 경쟁력 있는 가격이 강점이다. 4660만원 단일트림으로 출시돼 4040만원의 캠리 하이브리드 고급형과 가격 차이를 최소로 했다. 여기에 아발론은 캠리보다 크기가 크고, 안전장비를 더 꼼꼼하게 갖췄다. 캠리가 다소 아쉬웠으나, 가격 문제로 렉서스 ES를 구입하지 못하는 소비자에게 대안이 등장한 셈이다.

실제 소비자 가운데서도 캠리 하이브리드를 구매하러 왔다가 아발론을 예약하고 간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게 도요타 설명이다. 다케무라 노부유키 한국도요타 사장은 "아발론은 캠리와 렉서스 ES 사이에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제품"이라며 "가격 포지션도 그렇게 되도록 설정했다"고 전했다.

◇ 안 팔릴까?…막강한 그랜저라는 존재

이 시장에는 절대적인 강자가 있다. 바로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도요타 측은 "경쟁 모델을 따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말로 경쟁 관계가 아니라는 뉘앙스를 내보였으나, 시장은 두 차를 비교할 수 밖에 없다.

실제 두 차의 길이는 아발론 4975㎜, 그랜저 4930㎜로 엇비슷하다. 너비도 아발론 1850㎜, 그랜저 1865㎜로 큰 차이가 없다.

그랜저의 경우 아발론보다 편의 및 안전장비가 꼼꼼한 편이다. 아발론이 수입차이긴 하나,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종 인포테인먼트 장비나 커넥티드 기능 등에서 그랜저가 앞선다. 또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역시 그랜저가 더 꼼꼼한 편이다.

다만 그랜저에 모든 기능을 다 넣으려면 가격이 올라간다. 거의 아발론에 육박하는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아발론은 수입차 지위를 십분 활용하는 쪽으로 제품 전략을 짜는 것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에게 있어 수입차에 대한 프리미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노하우 역시 시장 신뢰가 높은 편이다. 현대차가 도요타 특허를 최대한 피하면서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만든 일화는 유명하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같은 조건일 때, 효율도 아발론이 앞선다. 복합기준 연료효율은 아발론 16.7㎞/L(18인치 타이어, 무단변속기), 그랜저 16.2㎞/L(17인치 타이어, 자동 6단 변속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