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광학 기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캐논과 소니가 용호상박 경쟁을 벌이지만, 니콘은 경쟁에서 밀려 꾸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시장조사·분석업체 BCN은 1일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년간 일본 35㎜ 광학 기기 판매량·점유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BCN은 일본 오프라인 판매점의 실제 판매 데이터(POS, Point of Sales)를 토대로 판매량과 점유율을 추산한다. 제조사 생산량 데이터 기반인 CIPA(Camera & Imaging Products Association, 사진영상기기연합)와 함께 공신력을 인정 받았다.

 2017년 10월~2018년 10월 일본 35㎜ 광학 기기 판매량 그래프. / BCN 홈페이지 갈무리
2017년 10월~2018년 10월 일본 35㎜ 광학 기기 판매량 그래프. / BCN 홈페이지 갈무리
◇ 2017년 1분기까지는 캐논 우세…2018년 1분기 소니 약진 돋보여

캐논은 EOS 6D 마크 II를 비롯한 35㎜ DSLR 카메라를 내세워 2017년 10월 시장 점유율 50%를 기록했다. 2위는 35% 점유율을 가진 니콘이었다. 소니 35㎜ 미러리스 카메라 a7 시리즈의 당시 점유율은 15%로 그리 높지 않았다.

반전은 2018년 3월 일어난다. 소니는 스탠다드급 35㎜ 미러리스 카메라 a7 III를 앞세워 단숨에 점유율 34%를 거머쥐었다. 그 여파로 캐논은 점유율 38%를, 니콘은 점유율 28%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니콘이 소니에 뒤쳐진 것도 이 시기부터다.

캐논과 니콘은 2018년 상반기 35㎜ 광학 기기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그 결과 2018년 7월, 시장 점유율을 41%까지 끌어올린 소니가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 당시 캐논의 점유율은 33%, 니콘의 점유율은 24%선에 머물렀다.

2018년 하반기 출시된 캐논·니콘·소니의 주력 제품들. / 제조사 제공
2018년 하반기 출시된 캐논·니콘·소니의 주력 제품들. / 제조사 제공
◇ 2018년 4분기 다시한번 반전…캐논·소니 용호상박에 니콘은 뒷걸음질

2018년 9월 캐논과 니콘이 나란히 35㎜ 미러리스 카메라를 공개하면서 시장은 또 한번 흔들린다. 양사는 비슷한 시기에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결과는 사뭇 다르다.

캐논은 35㎜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EOS R 단일 모델만으로 점유율을 대폭 확보(38%)해 업계 1위를 탈환한다. 반면, 소니는 점유율 35%를 기록해 2위로 밀려났다. 니콘은 35㎜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Z7의 특수를 보지 못하고 점유율 25%를 가져오는데 그쳤다.

2018년 35㎜ 광학 기기 총 판매량 경쟁은 남은 2개월간 더욱 열띤 양상을 띨 전망이다. 캐논은 EOS R 판매를 이끌기 위해 35㎜ 미러리스 카메라용 교환식 렌즈를 12월 중 판매한다. 니콘 역시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스탠다드급 35㎜ 미러리스 카메라 Z6을 12월 출시할 예정이다. 소니는 신제품 없이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업계는 2019년 광학 기기 시장 주도권이 35㎜로 완연히 넘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BCN 조사 결과 10월 기준 35㎜ 광학 기기 판매량은 1년 사이 11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시그마·파나소닉·라이카의 L 마운트 연합도 이 시장에 참전한다.

다만,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소니는 풍부한 본체·렌즈 제품군과 기술력이 장점이지만, 경쟁자가 늘면서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한 입장이다.

캐논과 니콘은 인지도가 높고 교환식 렌즈 호환성도 갖췄지만, SLR 카메라와의 자기잠식 우려가 있다. L 마운트 연합도 제조사간 자기잠식 우려가 있다. 이들은 경쟁사에 비해 인지도와 기술력 모두 부족하다. 과거 SLR 카메라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