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시장 잡아라"…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합류

입력 2019.01.10 09:34

신용카드나 현금 없이 휴대전화로 결제하는 이른바 '간편 결제' 시장에 암호화폐(가상화폐) 업체가 속속 뛰어들고 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은 암호화폐를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 '빗썸 캐시'를 선보였고, 티켓몬스터 창업자인 신현성 티몬 의장이 설립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Terra)는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테라 페이(가칭)'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원화인 법정화폐와 같이 통용의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기존 카드 포인트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 어린 시선도 존재한다.

조선일보 DB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라 프로젝트(이하 테라)'가 올해 상반기 중 암호화폐를 이용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 테라는 2018년 하반기 티몬, 배달 앱 '배달의 민족',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Qoo10)' 등 국내외 15개 전자상거래 업체 등과 '테라 얼라이언스'를 조직 했다. 테라 얼라이언스에 속한 이용자는 4500만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테라는 특히 2018년 11월 카카오와 제휴를 맺고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업체 '그라운드X'와 스테이블코인(법정 화폐와 연동되거나 금 등의 상품으로 증명돼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암호화폐) 연구에 들어갔다. 양사는 그라운드X가 2019년 상반기 선보일 메인넷 '클레이튼'서 테라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빗썸은 큐텐과 제휴를 맺고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빗썸 캐시 서비스를 2018년 11월 시작했다. 빗썸 캐시는 빗썸 회원 보유자산을 일컫는 말로, 암호화폐와 원화 포인트를 합친 총자산을 말한다. 큐텐에서 상품을 구매한 빗썸 회원은 법정 화폐 외에 빗썸캐시로 결제할 수 있다.

빗썸 캐시 서비스는 소비자가 휴대전화로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한 후 결제 금액을 입력하는 MPM 방식을 이용한다. 이를 위해 양사는 지난해 8월 큐텐 결제 서비스와 빗썸 캐시를 연동하는 시스템 개발 계약을 맺었다.

블록체인 업체 글로스퍼는 2018년 12월 27일 자체 암호화폐 '하이콘'을 이용한 결제 플랫폼 '하이콘 페이'를 선보였다. 현재 하이콘을 이용한 결제는 가평에 위치한 반려견 전문 숙박업체 오버더마운틴 호텔에서 가능하다. 글로스퍼는 앞으로 남이섬, 쁘띠프랑스 등 가평 주요 관광지 내에서 하이콘 페이 사용처를 확산할 계획이다.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오프라인 결제 활용도는 낮지만, 유원지 등 한정적인 공간에서 이를 도입할 경우 법정화폐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용카드 중심의 국내 결제시장을 암호화폐 간편 결제 서비스가 넘어설 수 있을지 여부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보다 복잡하고 불편하다. 암호화폐로 결제를 하려면 암호화폐 거래소에 실명 계좌가 있어야 하며,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저장소 '지갑(월럿)'도 보유해야 한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 서비스 처리 속도가 신용카드만큼 빠르다는 보장도 없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카드사보다 낮은 수수료를 내세운다. 빗썸을 인수한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은 "여러 암호화폐 업체가 결제 시스템을 시도했지만, 수수료와 처리 속도 등의 문제로 현실화하지 못했다"며 "카드 수수료보다 낮고 전자상거래에 집중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비자 90% 이상은 신용카드 결제를 사용한다"며 "20년 이상 성숙한 신용카드 중심 결제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문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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