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인 가운데 한국 바이오 기업의 비상이 기대된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데다가 정부도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떠오른 바이오 분야에 힘을 실어주면서 기대감이 커진다.

국내 한 바이오기업 연구원이 시약을 통한 의약품 테스트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DB
국내 한 바이오기업 연구원이 시약을 통한 의약품 테스트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DB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설리반에 따르면 2019년 바이오 복제약 시장 규모는 2018년 160억5000만달러(17조9278억원) 대비 약 50% 증가한 240억8800만달러(약 27조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2015년 26억7300만달러(2조9857억원)와 비교하면 10배에 육박한다.

이처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바이오 신약 50종의 특허 만료 때문이다. 특히 이 중에는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신약이 다수 포함됐다. 허셉틴(유방암), 아르제라(백혈병), 포스테오(골다공증), 레베미르(지속형 인슐린), 오렌시아(관절염), 아바스틴(대장암) 등이 대표적이다. 관련업계는 올해 약 300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국산 바이오시밀러 업계에 힘을 싣는다. 이미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글로벌 시장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동안 유럽에 집중했던 한국 바이오시밀러 업계는 최근 미국이 시장을 열면서 미국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8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 신약 대신 바이오 복제약을 권장한 이후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셀트리온 트룩시마는 연간 70억달러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리툭산의 복제약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룩시마는 혈액암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등 치료에 쓰이는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또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관절염, 척추염 등) 복제약 ‘램시마’를 수출해 연간 9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허셉틴 복제약 ‘허쥬마’ 등을 유럽과 미국에 출시했거나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연매출 20조 원의 휴미라(자가면역질환)의 복제약 ‘임랄디’를 최근 유럽에 출시했고 미국 판매도 임박했다. 최근 허셉틴 복제약 ‘온트루잔트’도 FDA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정부도 힘을 보탠다. 산업자원부는 바이오산업 지원을 위해 ▲ 규제 자유특구 지정 ▲ 규제 샌드박스 적용 확대 ▲ 바이오 스타트업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 의료기기 분야 기술이전 촉진 ▲ 5년간 바이오 전문인력 1000명 양성 ▲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지원 ▲ 맞춤형 수출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의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서울풀만호텔에서 한국바이오협회 주최로 열린 ‘2019년 바이오산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정부의 바이오 업계 육성 의지에 힘을 보탰다. 한국바이오협회는 해마다 신년인사회를 열었지만, 산자부 장관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 산업에 정부가 거는 기대가 큰 셈이다.

성 장관은 "바이오산업은 업계 노력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며 "정부도 바이오기업 혁신이 가속되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며 "국내 주력산업은 정체인 반면 바이오산업은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차세대 성장동력인 만큼 법·제도 규제 특례와 개선을 통해 바이오산업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