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ICT 핵심 소재 수출이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단가 하락으로 수익이 악화하고, 중국 시장 정체 및 스마트폰 시장 포화 등의 요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2일 공개한 3월 ICT 산업 수출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 수출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6.9% 감소한 91억3000만 달러(약 10조42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수출액이 감소했다. 메모리반도체는 18.6% 감소한 65억4000만 달러(약 7조4600억원), 시스템 반도체는 9.9% 감소한 20억달러(약 2조2800억 원)다.

삼성전자 10나노급 8Gb LPDDR5 D램.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10나노급 8Gb LPDDR5 D램. / 삼성전자 제공
전반적으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액도 덩달아 감소했다. D램 현물가격은 4Gb(기가비트) 모듈 기준으로 올해 3월 말 2.56달러다. 지난해 같은 달(약 4.06 달러)보다 약 44%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시장(홍콩 포함)의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 이 지역 수출액은 지난해 3월보다 21.6% 감소한 80억9000만 달러(약 9조2300억 원)에 그쳤다. 미국과 유럽, 인도 등 다른 시장 수출은 늘었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 장기화한 미·중 무역전쟁과 그로 인한 중국 내수 시장의 정체 및 현지 기업들의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역시 LCD 패널의 경쟁 심화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2.4% 감소한 17억1000만 달러(약 1조9500억 원)를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하고 수요가 감소하면서 주력 수출 품목인 OLED 패널이 6.9% 감소한 6억9000만 달러(약 7880억 원)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 수출 감소가 영향을 끼쳤다. 3월 수출액은 9억8000만 달러(약 1조1200억 원)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18.5% 감소했다. 지역별 TV 및 스마트폰 제조 공장들이 집중된 베트남, 멕시코 지역 수출액도 감소했다.

이같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수출 감소는 이달 말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관련 기업들의 실적 수치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어닝쇼크’ 수준의 예상 실적 전망을 공개하며 주력 산업인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의 수익 감소가 1분기 실적 저조의 원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