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독일과 영국 등 유럽 동맹국에 '화웨이 제재 동참’을 요구했다. 특히 그는 미국 요청을 독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 공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장관. / state.gov 제공
마이크 폼페이오 미 장관. / state.gov 제공
5월 31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장비 사용을 결정할 자주권이 있다"며 "하지만 그 결정은 정보 제한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화웨이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경감하기는 불가능하다"며 "화웨이는 5G 네트워크 내부 그 어느 곳에서도 정보 유출을 경감시킬 수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화웨이 통신장비를 쓸 경우 국가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는 5G 네트워크 장비 구축 사업에서 장비 보안성을 강화한 채 화웨이 참여는 배제하지 않았다. 미·중 어느 한 편에 설 경우 무역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일 및 유럽 입장에 미국이 차세대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며 경고한 것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방독 일정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오른팔인 왕치산 국가부주석 방독 일정에 맞물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왕 부주석 독일 방문 일정이 발표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폼에이오 장관과 왕 부주석을 잇달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독일과 유럽에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 언론들은 "왕 부주석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화웨이 부품 공급 중단 사태 등과 관련해 반(反) 화웨이 전선 이탈을 설득하는 등 협조를 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