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전국망 확대 속도, 알고보니 LTE 때보다 느려

입력 2019.06.12 18:02 | 수정 2019.06.13 15:54

이통3사는 4월 3일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제품을 출시하며 세계 최초 5G 서비스에 돌입했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단말기가 1종에 불과해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갤럭시 신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서비스 개시 69일만에 1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성과도 냈다.

일각에서는 5G 가입자 증가 속도가 LTE 때보다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다고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렵다. LTE 상용화 당시 KT가 경쟁사보다 3달쯤 늦게 LTE 서비스에 돌입했기 때문에 누락 부분을 고려해 추산해야 한다.

기지국 설치 속도는 LTE가 절대적으로 빨랐다. 고주파를 쓰는 5G는 어느 정도 규모로 기지국을 설치해야 LTE 수준의 품질을 낼 지 추산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 5G 100만 돌파 LTE보다 빠르다? 알고보면 ‘글쎄’

LG유플러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는 5G 세상 모습. / LG유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12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4월 한달간 5G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 수는 27만1686명에 달한다. 이통사별로는 KT가 10만4696명으로 가장 많은 5G 가입자를 확보했고, SK텔레콤(9만5265명)과 LG유플러스(7만1725명)으로 뒤를 이었다.

첫 달 27만명이 넘는 고객이 5G를 선택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초반 5G 서비스는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일부 광역시 단위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5G 통신의 품질은 기지국 수 증가에 따라 5월부터 빠르게 안정화에 돌입했고, LG전자의 첫 5G 스마트폰은 ‘V50 씽큐’가 출시되며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었다. 5월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70만명쯤이다. 6월에는 가입자 증가 폭이 더 컸다. 과기정통부는 상용화 69일 만인 10일 기준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LTE 상용화 당시에는 가입자가 어떤 수준으로 증가했을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011년 7월 1일 LTE 첫 주파수를 쐈고, 9월 28일 첫 LTE 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2 LTE 판매를 시작하며 가입자 모집을 시작했다. 하지만 KT는 당시 2G 서비스 종료와 관련한 이슈 때문에 경쟁사보다 늦은 2012년 1월 3일부터 LTE 단말기를 판매하며 상용화에 돌입했다.

KT가 없는 LTE 시장에서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스마트폰 판매 개시 80일쯤 뒤인 12월 17일의 일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5G 100만 가입자 돌파는 69일 걸렸고 LTE는 80일이므로 5G 속도가 더 빠르다 할 수 있다. 하루 당 평균 5G 가입자 수는 1만4483명이고, LTE는 1만2500명이다.

5G와 4G 100만 가입자 확보 관련 시간을 비교한 표. / 이진 기자
하지만 KT가 정상적으로 경쟁사처럼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가정하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KT의 이통시장 점유율이 30%쯤 되므로, LTE 하루 평균 가입자에 30%를 더해야 제대로 된 LTE 가입자 수라 추정할 수 있다. 즉 1만2500명에 3750명을 더한 1만6250명이 LTE 하루 평균 가입자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를 대입하면 LTE 100만 가입자 돌파는 서비스 개시 62일만이 될 수 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LTE 상용화 당시에는 KT가 가입자를 모집하지 못했고, 5G 때는 이통3사가 모두 가입자 모집 경쟁을 펼쳤다"며 "숫자만 고려해 5G의 100만 가입자 달성 시기가 빨랐다고 해도 상관없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꼭 그렇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5G는 서비스 개시 초반 품질 문제 때문에 비판을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며 "새로운 기술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 기지국 설치 속도는 LTE가 압도적으로 빨라…5G가 고주파를 쓰기 때문

안정적인 5G 통신 품질을 제공하려면 촘촘한 기지국 설치가 필수인데, 5G 기지국 설치 속도는 LTE 보다 느리다.

SK텔레콤 직원이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이통3사는 LTE 출시 당시 서울 수도권과 84개 도시에 먼저 기지국을 설치했고, 이후 인구 밀도가 적은 곳으로 설치 지역을 확대했다. LTE보다 속도가 빠른 LTE-A(LTE 어드밴스드)나 LTE-CA 등의 전국망 구축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LTE 전국망 구축 당시 이통3사의 경쟁은 치열했다. 누가 먼저 전국망을 확보해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느냐가 관건이었다.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LG유플러스였다. 당시 이 회사는 3위 사업자라는 꼬리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LTE를 선택했고, 실제 성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첫 스마트폰 판매 6개월만인 2012년 3월 29일 84개 도시와 889개 군읍면, 고속도로 등에 LTE 기지국을 모두 설치했다고 밝혔다. 인구 대비 99% 지역에 LTE 망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뒤를 이어 4월 1일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2012년 1월부터 LTE 서비스에 돌입한 KT는 4월 23일 84개 주요 시와 KTX 등 인구 대비 92% 지역에 LTE 전국망을 구축했다. 늦게 시작했지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5G 기지국이 늘어나는 속도는 LTE 때와 비교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6월 10일 기준 5G 기지국 수는 총 6만1246국이다. 5월 8일 발표했던 것과 비교하면 3980국 늘었다. 상용화 7년 9개월 된 LTE의 전국 기지국 수가 83만2380국 수준임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 전국망 구축 완료 시점은 2022년으로, 상용화 후 3년 이상이 걸린다. LTE 때 길어야 7개월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길다.

기지국 설치 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주파수 특성에 따른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이 5G용으로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3.5㎓ 대역과 28㎓ 대역 두 종이다. 이 중 28㎓ 대역은 밀리미터파로 불리는 대역으로, 해당 대역 전파는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는 빠르지만 도달 거리가 짧다.

반면 LTE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3㎓ 이하다. 전파 도달거리가 훨씬 길다. 즉 5G가 LTE 수준의 커버리지를 지원하려면 더 많은 기지국 설치가 필수다.

이통사 관계자는 "옥외 5G 기지국의 경우 연구소나 학교 등의 말을 빌리면 LTE 대비 1.5~1.7배 더 많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실제 설치 상황을 보고 있는 중이다"며 "인빌딩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28㎓ 주파수는 LTE 주파수보다 전파 투과율이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얼마나 많이 설치하게 될 지 추산 자체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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