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의 낮아진 자세에 트럼프 행정부가 응답할까?’
화웨이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입장 변화에 미국 정부가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다. 런 회장은 17일 현재의 회사를 ‘고장난 비행기'에 빗대는 등 미국 정부의 제재 어려움을 호소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17일 중국선전 본사에서 대담을 진행 중이다. /CNN 갈무리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17일 중국선전 본사에서 대담을 진행 중이다. /CNN 갈무리
전문가들은 런 회장의 이런 입장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변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정귀일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정부가 기업의 화해 제스처에 응대하지는 않는다"고 못 박았다.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지 기업의 상황을 보고 제재 수위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최근 급변하는 양국 정부 태도에 주목된다. 지난해 중국 통신업체 ZTE 사례처럼 미·중 양국 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해결 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ZTE는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거래 금지 제재를 받았다가 양국 정부 조율로 한달여 만에 벌금과 보증금을 내는 조건으로 풀렸다. 특히 화웨이에 중국 공산당 자금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번 회장 대담이 중국 정부와 어느정도 교감이 있지 않았느냐는 분석이다.

양국 정상은 28~29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자리를 함께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서 "시진핑 주석과 통화했다. G20에서 장시간 회담을 갖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무역분쟁 해결에 나설 의향을 내비쳤다. 이 자리에서 미중 무역분쟁 해소와 함께 화웨이 이슈가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간 무역분쟁을 멈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완벽한 해법을 찾기에는 여전히 간극이 크다. 나수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주도하는 왜곡된 경제시스템을 고치라는 요구인데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며 "화웨이 이슈도 동일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ZTE와 여러 상황이 다르다. 상장사로 기업공개가 돼 있는 ZTE와 달리 비상장사로 공개된 정부가 매우 제한돼 있다. 여기에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이사진 멤버 공개 및 교체 등 강력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귀일 연구위원은 "화웨이 제재는 통상 문제가 아닌 안보 이슈로 봐야 한다"며 "미국 정부도 명분이 있는 만큼 쉽게 결론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은 빠른 시일내에 해결되기만을 고대한다. 이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유관기관인 KOTRA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 매우 말을 아끼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민간이 현 상황에서 취해야할 입장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유관단체 고위 관계자는 "정부에서 업계 피해가 있는지 동향만 파악하는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