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AR 업은 스마트글래스…업계 물밑 각축전

입력 2019.07.16 17:23

스마트글래스 시장이 들썩인다.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증강현실(AR), 고속·저지연 5G 통신 기술이 스마트글래스에 힘을 싣는다. 구글, 애플 등 선두주자가 주춤한 사이, 스타트업을 포함한 후발 주자가 특허와 기술을 앞세워 업계를 이끄는 모양새다.

스마트글래스의 효시는 2012년 공개된 ‘구글 글래스’다. 안경과 같은 외관에 정보 표시용 투명 디스플레이, 이어폰과 음성인식 기능을 가진 웨어러블 PC형 제품이었다. 구글은 이 제품의 사진·영상 촬영 기능, 영상 통화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등 각종 증강현실 콘텐츠를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구글 글래스를 소개하는 세르게이 브린 창업자. / 구글 유튜브 갈무리
하지만, 구글은 이 제품을 상용화하지 않고 개발용으로 한정 판매했다. 테스트 제품만 2014년 일부 소비자에게 판매됐다. 2015년 구글은 테스트 제품을 단종하고 차세대 구글 글래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구글 글래스의 제품 소개 홈페이지는 2017년에야 열렸고, 여전히 개발 파트너만 살 수 있다.

애플 역시 2016년부터 증강현실·스마트글래스 기업을 인수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블룸버그 등 외신은 팀 쿡 애플 대표의 ‘세계인이 매일 증강현실을 이용할 날이 올 것’이라는 멘트를 토대로 애플 스마트글래스 등장을 점쳤다.

애플 스마트글래스 특허. / 미국특허청 갈무리
스마트글래스 특허 출원도 이어졌다. 2017년에는 움직임 감지용 모션 센서, 카메라를 탑재한 애플 스마트글래스 특허가 공개됐다.

2018년 팀 쿡 애플 대표는 증강현실 기술의 완성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2019년 1월에는 애플 스마트글래스 개발을 이끌던 전 MS 홀로렌즈 디자이너 아비 바 지브(Avi Bar Zeev)가 퇴사했다.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즈는 애플 스마트글래스 개발팀이 5월 해체됐고 프로젝트도 중단됐다고 12일 보도했다.

인텔 역시 2018년 2월 스마트글래스 ‘바운트(Vaunt)’를 개발하겠다고 밝혔으나, 두달만인 4월 연구·개발 계획을 취소했다. 사업 파트너를 찾지 못한데다 비싼 가격, 사생활 침해를 비롯한 부작용 등 위험 요소를 감안한 결과라는 후문이다.

구글과 애플이 주춤한 사이,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진 세력이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은 증강현실과 5G를 주목한다. 고해상도·가상현실 카메라와 인공지능 보정 소프트웨어 등 광학 기술은 증강현실 콘텐츠의 품질을 크게 높였다.

대용량 데이터를 지연시간 없이 주고받는 5G를 활용하면 증강현실 콘텐츠를 스마트글래스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 컴퓨팅 파워와 연산은 서버가 담당하고, 그 결과만 전송하는 방식으로 스마트글래스 부피를 줄일 수 있다.

리차드 유(Richard Yu)화웨이 소비자 제품 책임은 2018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증강현실 스마트글래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0년까지 스마트글래스를 출시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삼성전자 스마트글래스 특허. / 미국특허청 갈무리
삼성전자도 스마트글래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특허청은 삼성전자가 올 1월 출원한 ‘착용형 전자기기’ 특허를 승인했다. 안경처럼 다리를 접을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로, 다리를 펴면 자동으로 빔 프로젝터가 투명 안경알에 콘텐츠를 투사하는 원리다.

스타트업도 대거 스마트글래스 시장에 참전한다. 1월 CES2019에서도 한국 레티널(LatinAR), 프랑스 포칼스(Focals), 중국 엔리얼(nReal) 등 스마트글래스 스타트업의 각축전이 벌어졌다. 레티널은 스마트글래스 화면 기술 ‘핀 미러’를, 포칼스는 ‘경량·반지 조작계’ 스마트글래스를 내세운다. 엔리얼은 ‘5G 스마트글래스’를 경쟁사보다 싼 가격에 선보인다.

시장조사업체 HMD마켓은 2014년 4억7000만달러(5537억원)쯤인 세계 스마트글래스 시장 규모가 2018년 312억4000만달러(36조8069억원)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용에 이어 개인용 스마트글래스가 보급되며 다양한 산업 부문과 시너지를 내리라는 전망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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