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 '5G 기지국' 임대료…LTE보다 3배 더 써야

입력 2019.08.19 06:00

이통사가 임대료 지출 부담으로 5세대(5G) 인프라 구축 확장에 애를 먹는다. 통신시장 제반 여건 악화를 이유로 건물주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는 중이지만 협의가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기지국 구매비보다 건물에 지불하는 임대로가 더 비싼 기현상이 발생한다.

5G는 외부 기지국만 설치할 경우 고층건물 밀집 지역이나 실내에서 이용이 어렵다. LTE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파 도달거리가 짧은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는 탓이다. 통신업계는 5G 통신 품질이 LTE와 엇비슷해 지려면 LTE 대비 최대 3배 많은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고 본다. 건물 옥상 등에 설치하는 LTE 기지국 운영비보다 3배 많은 임대료를 내는 처지다.

19일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기지국 설치 임대 계약을 만료하는 상가 건물이나 아파트 측에 기존 비용의 최대 3분의 1 수준의 가격 인하를 요청한다"며 "일부 기지국 설치 건물주는 제안을 받아 들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거절하거나 오히려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 곳이 태반이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직원이 한 건물 옥상에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제공
이통사는 건물에 기지국을 설치할 때 건물주와 최소한 1년 이상의 기간을 담보한 임대차 계약을 맺는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건물주는 기지국 설치를 위한 장소를 제공하고,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임대료를 받는다. 외부에 기지국을 노출하면 외관상 보기 좋지 않기 때문에 시공상 제약이 크다.

5G 기지국 하나 가격은 최소 1000만원을 넘는다. 기지국 설치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이통사는 기지국 장비보다 비싼 금액의 임대료로 추가로 지출한다.

기지국 설치 장소 임대 계약은 건물주와 이통사 간에 이뤄진다. 500가구 이상이 사는 아파트의 경우 기지국 구축 시 입주자 대표회의 등 주민을 대표하는 단체의 허가를 받는다. 전기통신사업법 제69조 2항을 보면, 500가구 이상 대규모 주택단지의 경우 기지국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거주민이 반대하면 기지국 설치가 어렵다.

주민 반대는 대체로 기지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때문이다. 이미 기지국을 설치한 지역의 거주민 중 일부는 철거를 해달라는 민원을 빈번히 제기한다.

하지만 전자파의 유해성을 입증할만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정부는 5G 전자파 역시 인체 보호기준만 지켜면 유해성을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학계에서도 5G 기지국과 사람이 아주 근거리에 있지 않는 한 전자파의 유해성을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5G가 고주파라서 더 유해한 전자파를 내뿜는다는 일부 학계의 주장이 있는데, 아직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한 증거는 없다"며 "5G 주파수는 해당 통신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만 일괄적으로 발산하는데,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전체적으로 전자파의 영향이 기존 통신 방식보다 덜하다는 연구 결과를 밝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상반기 설비투자(CAPEX) 합계는 3조2778억원이다. 2018년 상반기 CAPEX(1조6079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KT가 가장 많은 1조3541억원, LG유플러스가 1조68억원, SK텔레콤은 9169억원을 각각 집행했다. CAPEX 중 상당 금액은 기지국 설치에 따른 임대료로 쓴 것으로 파악된다.

이통3사는 연내 5G 기지국 장치 23만개를 구축한다. 향후 83만개에 달하는 LTE 기지국보다 더 많은 수를 설치해야 하는 만큼 전국망 구축을 위해 갈 길이 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전국망 완료시점을 2022년으로 본다. 이통사는 5G 전국망 설치 미션과 함께 기지국 설치에 따른 임대로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각 건물마다 재계약 시 통신시장 제반 여건 악화를 고려한 임대료 인하 관련 협조를 구하는 중이다"며 "5G 전국망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