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제조사가 가을 신제품을 준비한다. DSLR 카메라에서부터 프리미엄 콤팩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9월~10월에 걸쳐 출시될 예정이다.

신제품 중에는 독특한 개성을 가지거나 성능이 크게 개선된 제품도 있다. 하지만, 침체에 빠진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반전을 가져다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파른 생산량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10월 출시될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에 화제를 빼앗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러리스·DSLR·콤팩트에 개발 발표까지…하반기 신제품 소식 풍성

캐논·소니는 8월 나란히 신제품을 공개했다. 캐논은 중고급 DSLR 카메라 EOS 90D와 중고급 미러리스 카메라 EOS M6 마크 II,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파워샷 G5 X 마크II와 G7 X 마크III를 선보였다. 촬영 편의는 물론, 크리에이터를 위한 영상 촬영 기능이 크게 강화됐다.

소니도 0.02초만에 초점을 잡는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사이버샷 RX100 VII, 4K UHD 영상 촬영 기능을 가진 a6100 출시 소식을 알렸다. 35㎜ 6100만 화소 시대를 연 미러리스 카메라 a7R IV도 화제가 됐다.

하반기 제조사별 주력 디지털 카메라. / 제조사 제공
하반기 제조사별 주력 디지털 카메라. / 제조사 제공
20일 후지필름은 최고급 미러리스 카메라 X-Pro3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전자식, 광학식의 장점만 가진 하이브리드 뷰 파인더, 고화질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여기에 티타늄 재질, 히든 LCD 등 개성 있는 기능이 여럿 추가된다. 드론, 짐벌 등 촬영 장비와의 연동 기능도 추가된다.

이튿날 21일에는 리코이미징이 2020년 출시 목표로 최고급 APS DSLR 카메라 개발 소식을 알렸다. 펜탁스 고유의 K 마운트를 탑재한 것 외의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올림푸스도 마이크로포서즈 미러리스 카메라 OM-D 시리즈, 이 가운데 중급형인 E-M5의 후속 모델을 곧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개성 가진 제품 없어…카메라 특화 스마트폰 공습 대비하기에는 부족

하반기 디지털 카메라 신제품 면면이 화려해 보이지만, 실속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 화질, 동영상 등 기본 촬영 기능이 좋아진 정도다. 저렴한 가격, 작은 부피 등 소비자가 지적한 사항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심도 카메라와 가상현실 등 카메라 혁신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스마트폰 업계와 대비된다.

초광각 카메라와 인물 사진 조명을 가진 애플 아이폰11시리즈, 인공지능 사진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구글 픽셀4, 1억800만화소 이미지 센서를 갖춘 샤오미 미 맥스 알파 등 쟁쟁한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도 10월 출격, 디지털 카메라와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가 조사한 월별 디지털 카메라·렌즈 생산 하락세는 7월에도 멈추지 않았다. 2017년 7월 생산된 디지털 카메라는 194만대였지만, 2019년 7월에는 그 절반 수준인 116만대만 생산됐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포함한 렌즈 일체형 디지털 카메라의 하락세는 더 가파르다. 2019년 7월 생산량은 54만5700대로 2년 전(96만8000대)보다 급격히 줄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시장을 대부분 빼앗긴 탓이다.

35㎜ DSLR 및 미러리스 카메라 등 고부가가치·중고급 제품군을 앞세운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역시 하락세다. 2017년 7월 생산량은 97만3600대였으나, 2019년 7월 생산량은 61만9000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