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부문을 전담하는 ‘UAM(도심 항공 이동성, Urban Air Mobility)’ 사업부를 신설한다. 첫 수장에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UAM 사업부 부사장. /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신재원 현대차그룹 UAM 사업부 부사장. /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30일 회사에 따르면 신재원 부사장은 미래항공연구와 안전 부문 전문가다. NASA에서 30년 간 근무하며 항공안전과 항공교통 관제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UAM 사업부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 조기 진입을 위해 전체적인 로드맵을 설정하고, 항공기체 개발을 위한 형상설계와 비행제어 소프트웨어, 안전기술 등의 핵심기술 개발 및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신 부사장은 단순히 항공기체 개발에 머물지 않고 항공 인프라와 항공 관제체계 등 종합적인 교통체계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와 모터, 경량소재, 자율주행 등 자동차 제조 핵심기술을 UAM사업에도 적극 활용해 사업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신재원 부사장은 "미 항공우주국에서 최첨단 항공기체와 추진, 안전, 항법 분야 등 다양한 항공 분야를 연구하고 관리하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며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책임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신 부사장은 "신설된 UAM사업부는 비행체와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향후 20년 내 1조5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재원 부사장은 1989년 미 항공우주국 산하 글렌리서치센터에 입사, 항공안전 및 항법 시스템 연구개발을 담당했다. 1998년 글렌리서치센터 항공안전기술개발실 실장에 오른 데 이어 3년 만인 2001년 항공연구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하는 등 항공연구 부문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2004년에는 미 항공우주국 워싱턴본부 항공연구총괄본부 부본부장으로 승진, 항공부문 기초연구 강화와 차세대 항공 운송 시스템 개발을 선도했다. 2008년에는 동양인 최초로 미 항공우주국 최고위직인 항공연구 총괄본부 본부장에 올라 항공우주국의 모든 항공연구와 기술개발을 주도했다. 플라잉카와 무인항공시스템(UAS), 초음속 비행기 등 신개념 미래항공 연구와 전략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현대차그룹은 신 부사장이 도심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 갖는 존재감에 주목했다. 그는 저공비행용 교통시스템 개발을 위해 미국 연방항공청(FAA)을 비롯해 구글과 우버, 보잉, GE, 아마존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이끌어내며 이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메가시티화(Mega-Urbanization, 인구1000만명 이상 도시 확산)로 인한 이동 효율성 급락과 물류 운송비용 상승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PAV(Personal Air Vehicle, 개인항공기) 또는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전기수직이착륙기), 에어 택시 등 좁은 공간만 있으면 수직으로 이착륙 가능한 비행 이동수단의 보급이 거론된다. 도로 위 교통량을 줄이고, 항공기처럼 활주로 없이도 비행 가능한 이동수단으로 교통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2월 미국 교통정보분석기업 인릭스는 2018년 미국 운전자들이 교통정체로 도로에서 허비한 시간이 평균 97시간, 금액(기회비용)으로 환산 시 1인당 1348달러(155만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전체로 따지면 연간 870억달러(100조원)가 길 위에서 사라진 셈이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글로벌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시장은 1조5000억달러(18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잉과 에어버스, 아우디 등 항공기 및 자동차 제작사뿐만 아니라 구글과 우버, 아마존, DHL, UPS, 170여개의 기술 스타트업들이 이 분야에 뛰어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