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7 운영체제(OS)의 공식 기술 지원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공공기관들의 ‘탈 윈도’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특정 O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 OS를 장려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가 이달 21일부터 국산 OS 3종에 대한 내부 평가에 나선다. 후보는 상반기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개방형 OS 도입 방안’에서 지정된 티맥스오에스의 ‘티맥스 OS’, 한글과컴퓨터의 ‘구름 OS’, 인베슘(invesume)의 ‘하모니카’ 등 리눅스(Linux) 커널 기반 국산 OS 3종이다. 여기에 MS의 윈도를 포함한 총 4종의 OS를 테스트한다.

윈도7 지원 종료 안내 창의 모습. / 윈도7 화면 갈무리
윈도7 지원 종료 안내 창의 모습. / 윈도7 화면 갈무리
MS는 윈도7의 공식 기술 지원을 오는 2020년 1월 14일로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무상으로 지원하던 보안 업데이트도 이후로는 완전히 끊긴다. 지원 종료 이후에도 윈도7이 설치된 PC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이후 발생하는 각종 보안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어차피 교체해야 한다면 이참에 오픈소스 기반 국산 OS로 갈아타겠다는 방침이다. 티맥스 OS를 제외한 ‘구름’과 ‘하모니카’의 개발에는 각각 과기정통부,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 관련 기관들도 참가했다. 국산화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와 더불어, 국내 SW 산업 활성화와 관련 생태계를 확대, 대외 경쟁력 제고 등의 의도가 담겼다.

이미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국내 공공기관 중 최초로 티맥스OS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우정사업본부도 올해 안에 1차 평가를 마치고 내년 10월까지 최종 결과를 내릴 계획이다. 이는 국내 공공기관들의 ‘탈 윈도’ 방침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자신 있게 공언한 ‘탈 윈도’, 실제로는 2021년쯤에야 시작될 전망

이러한 ‘탈 윈도’ 정책이 금방 효과를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윈도7의 지원 종료 시한이 문제다. 새로운 OS를 테스트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우정사업본부는 14일 설명자료를 통해 총 4만여 대의 업무용 PC를 내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최신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부 인터넷 접속이 필요한 PC의 경우 먼저 올해 안에 윈도10 또는 리눅스 기반 PC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테스트에 들어가는 국산 OS도 이러한 교체 및 업그레이드에 투입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행정·공공기관 PC 중 윈도7 사용으로 교체가 필요한 PC는 244만5177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72.67%인 177만6959의 PC를 올해까지 교체 및 업그레이드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남은 PC는 지원이 끝나는 내년 1월 이후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구형 PC는 인터넷 연결을 차단하거나 내부 업무 용도로만 사용함으로써 보안 위협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국산OS 중 하나인 티맥스OS의 개인용 무료 버전 ‘티맥스OS HE’의 모습. / 최용석 기자
국산OS 중 하나인 티맥스OS의 개인용 무료 버전 ‘티맥스OS HE’의 모습. / 최용석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과 우정사업본부를 제외한 다른 기관에서는 아직 뚜렷하게 국산 OS 도입 계획을 밝힌 곳은 없다. 이는 올해 안에 교체 및 업그레이드하는 PC 170만여 대의 거의 대다수가 윈도 기반 PC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일찍 국산 OS의 테스트에 들어가는 우정사업본부 역시 최종 결정은 내년 10월쯤에 내릴 전망이다. 그때까지 국산 OS들이 윈도를 완전히 대체할 만한 성능과 기능, 안정성 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공공분야의 본격적인 ‘탈 윈도’가 시작되는 것은 빨라도 2020년 말~2021년 초쯤이 될 전망이다. 그때 까지는 좋든 싫든 윈도 OS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