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신형 스마트폰 ‘픽셀4’의 얼굴인식 보안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잠금해제가 가능한 현상이 발견됐다. 잠든 상태에서 타인이 몰래 스마트폰을 확인할 위험이 있다. 삼성전자가 초음파 지문인식 보안 문제로 구설에 오른 상황에서 생체인식 보안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17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픽셀4 얼굴인식 기능이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크리스 폭스 BBC 기자는 직접 실험한 영상을 본인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그는 "여러 사람에게 시도를 했고 모두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크리스 폭스 BBC 기자가 구글 ‘픽셀4’ 얼굴인식 기능을 실험하는 모습.  / 트위터 갈무리
크리스 폭스 BBC 기자가 구글 ‘픽셀4’ 얼굴인식 기능을 실험하는 모습. / 트위터 갈무리
구글은 픽셀4와 픽셀4XL에 지문인식 센서 대신 레이더를 탑재, 얼굴인식 기능을 적용했다. 애플의 ‘페이스ID’와 유사한 기능으로 스마트폰에 얼굴을 비추면 잠금이 해제되는 방식이다. 애플 기기와 달리 이용자가 카메라를 주시하지 않아도 잠금해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논란이 된다.

구글은 얼굴인식 설정을 따로 지원하지 않는다. 구글이 픽셀4 공개에 앞서 ‘눈을 뜬 상태에서 잠금해제’ 여부를 선택지로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제품에는 해당 설정 기능이 사라졌다.

구글은 홈페이지를 통해 보안 우려를 경고했다. 홈페이지에 "눈을 감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스마트폰을 얼굴 앞에 대면 잠금이 풀릴 수 있다"며 "기기를 가방이나 주머니 등 안전한 곳에 보관하는 걸 추천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홈페이지를 통해 ‘당신이 눈을 감고 있을 때 누군가 스마트폰을 열 수도 있다. 앞주머니나 가방 등 안전한 곳에 보관하라’고 경고했다. / 구글 홈페이지 갈무리
구글은 홈페이지를 통해 ‘당신이 눈을 감고 있을 때 누군가 스마트폰을 열 수도 있다. 앞주머니나 가방 등 안전한 곳에 보관하라’고 경고했다. / 구글 홈페이지 갈무리
그레이엄 클루레이 사이버보안 전문가는 "만약 잠자는 동안 누군가 스마트폰을 몰래 연다면, 이는 심각한 보안 문제다"며 "배우자나 자녀가 스마트폰을 허락 없이 만져 사생활 침해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성명을 통해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대부분의 제품과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얼굴인식 기술을) 개선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