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5G 요금제 뼈대인 ‘슈퍼플랜 3종’을 2020년에도 그대로 유지한다. 경쟁사가 5G 요금제 프로모션을 상시화하거나 정규 요금제 편성을 추진함에도, 기존 요금 인하나 요금제 신설 계획이 없다. 정부가 요구한 3만~4만원대 중저가 요금제를 도입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슈퍼플랜 3종은 베이직(8만원)·스페셜(10만원)·프리미엄(13만원)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박현진 KT 5G사업본부장(상무)은 19일 5G 요금제의 향후 재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경쟁사 상황을 보겠지만 데이터 무제한을 기준으로 KT의 5G 요금제가 여전히 3사 중 가장 우위에 있다"며 "기존 요금을 내리거나 새로운 중간 요금제를 만들 계획이 없고, 2020년에도 슈퍼플랜 3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진 KT 5G사업본부장(상무). / KT 제공
박현진 KT 5G사업본부장(상무). / KT 제공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연말까지 5G 가입자에게 향후 2년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연장하거나 정규 요금제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은 프로모션용 무제한 요금제로 제공한 5GX플래티넘(12만5000원)과 5GX프라임(9만5000원)을 각각 인가 받은 데이터 300GB·200GB 제공에서 완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로 변경한다. 9만5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6000원 한시적 할인을 제공한 5GX프라임은 8만9000원으로 변경해 출시한다.

LG유플러스는 ▲5G스페셜(8만5000원·200GB) ▲5G프리미엄(9만5000원·250GB) ▲5G플래티넘(10만5000원·300GB) ▲5G슈퍼플래티넘(11만5000원·350GB) 등 요금제에 연내 가입하는 고객에게 24개월간 데이터 무제한 프로모션을 적용 중이다. 2020년에도 이를 연장하거나 정규 요금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7만5000원 요금제의 경우 혜택 상향없이 5G 데이터 150GB 제공을 유지한다.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아도 KT의 베이직(8만원) 요금제 대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박 본부장은 현재 KT 5G 요금제가 최적화 한 설계임을 강조했다. 경쟁사의 7만5000원 요금제가 데이터 무제한 제공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헤비 유저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는 "경쟁사가 그동안 5G 요금제를 수정하거나 신설한 반면 우리는 4월 출시 이래 한번도 3종의 플랜을 변경하지 않았다"며 "많은 데이터를 쓰는 5G 고객에게 무제한 데이터 제공이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베이직(8만원)과 슬림(5만5000원) 사이 구간 5G 요금제 신설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가입자가 많아지고 해당 구간 요금제 수요가 있다는 판단이 설 경우 검토할 계획이다. 특정 연령을 타깃으로 한 요금제 출시 가능성만 열어둔 상태다.

박 본부장은 "이통사간 경쟁 상황, 규제 수준, 여론을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로선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중저가 요금제 출시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