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변호사의 IT on IP] AI 얼굴 인식 기술과 프라이버시 침해

  •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
    입력 2020.01.09 06:00

    CCTV는 어느덧 우리 일상에서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 CCTV는 긍정적 측면이 많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는 해명 도구가 된다. 분쟁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범죄 예방에도 큰 역할을 한다. 이런 순기능 때문일까. CCTV에 얼굴이 고스란히, 그것도 선명하게 찍혔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 반감은 크지 않다. 안전에 프라이버시를 양보한다고 볼 수 있다.

    "AI 기반 CCTV는 당신이 어젯밤 한 일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럼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CCTV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해 개인 얼굴과 신상을 식별하는 경우다. 어떤 이는 이런 기술이 존재하냐고 물을 수 있다. 이미 중국에선 일상화됐다. 이동형 CCTV라 할 수 있는 스마트 안경 형태도 등장해 활용된다.

    중국에는 도심 곳곳에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얼굴 인식 CCTV가 설치됐다. 단순히 CCTV가 얼굴을 촬영하는 게 아니다.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시민 얼굴과 매칭해 그가 누구인지 식별한다.

    누군가 무단 횡단을 하면 큰 화면에 이를 표시한다. 창피함을 주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무단 횡단한 사람을 식별해 그 사람에게는 벌점을 부과한다. 쓰레기 무단 투척 시에도 주변에 설치된 CCTV를 활용, 누구인지 식별한 다음 불이익을 준다. 대학 내에도 이러한 CCTV가 설치돼 있다. 사회신용시스템과 결합해 CCTV 단속 결과를 사회점수에 반영한다.

    중국에서는 사회점수가 낮으면 편한 기차 또는 비행기를 타지 못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버스 밖에 타지 못하게 하는 등 불이익이 따른다. 취업, 통신, 입시 등 다양한 데에 사회점수가 반영된다. 심지어 사회점수는 대물림되기까지 한다. 사회점수를 올리기 위해 국가 등에 일부러 기부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반감이 상당하리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중국 내에서는 이 시스템 지지도가 매우 높게 나타난다. 이런 중국 현실에 비춰 인공지능 기술 또는 얼굴 인식 기술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 봐야 한다.

    공개된 장소에서 사라지는 개인 사생활

    과학기술 발달은 우리 프라이버시 범위를 점점 좁게 한다. 공개된 장소에 나오거나 도로에서 운전하면 그 부분은 프라이버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봐도 될 듯하다. 예전과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고 프라이버시 의식이 낮아진 건 아니다. 오히려 프라이버시, 특히 정보 프라이버시 요구는 높아져만 간다. 최근 논란이 일었던 https 감청 사건만 해도, 시민 반응은 극렬하게 부정적이었음을 기억한다.

    인공지능 기술과 얼굴 인식 기술이 CCTV에 활용되면 단순히 공개된 장소에 얼굴이 찍히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동선까지 모두 수집돼 집 밖에서는 프라이버시가 없어진다고 해도 무방할 듯 하다.

    기술적으로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과 시민이 이를 원한다는 건 명확하게 구분하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프라이버시는 당사자가 원하는 것만 공개하고 노출하겠다는 헌법상 권리다. 기술적으로 모든 게 가능하더라도 시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

    공개된 장소에서 얼굴인식 활용범위, 사회적 합의 필요하다

    인공지능 기술과 얼굴 인식 기술이 CCTV에 활용되고 있다는 현실 아래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는 이미 미국이나 EU에서도 논란이 됐다. 실제로 규제로까지 미친다.

    얼굴 인식 기술이 중국보다 더 발달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얼굴 인식 기술을 사용한 범죄수사나 행정업무를 금지하고 있다. 경찰 바디카메라도 얼굴 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한다. 오레곤 주나 뉴햄프셔 주도 경찰 바디카메라에 얼굴 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했다.

    EU도 경찰 얼굴 인식 기술 사용에 부정적이다. 인권침해라는 소송까지 제기된 상태다. 심지어 인공지능 기술 활용에 적극적인 아마존 베조스조차도 얼굴 인식 기술을 규제하는 게 이치에 맞다고 의견을 밝혔다.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수십분 걸리는 공항 입국 수속도 수분 내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이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공항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이에게 이 절차를 강요하면 이는 프라이버시 침해가 될 수 있다.

    프라이버시란 원칙적으로 원하는 사람에게만 특정 기술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과 얼굴 인식 기술이라도 그 예외는 아니라 본다. 중국·미국·EU 등를 보면서 우리도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된 얼굴 인식 기술에 사회적 논의, 특히 공개된 장소에서 얼굴 인식 기술 활용 범위의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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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석사를 했고, 조지워싱턴대 국제거래법연수를 마쳤습니다. 사법연수원 제36기를 수료하고, 국회사무처 사무관(법제직)과 남앤드남 국제특허법률사무소(특허출원, 특허소송, 민사소송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위원회 위원을 거쳤습니다. 현재는 방위산업기술보호위원회 위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개인정보보호 최고전문가과정 강의, 지식재산위원회 해외진출 중소기업 IP전략지원 특별전문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민원처리심사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분야에 조정 자문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