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디지털 패권 싸움 이번엔 드론

입력 2020.01.18 06:00

미국 연방항공청(FAA, The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이 발표한 드론의 원격 식별 (리모트ID)규칙 결정 통지(NPRM)를 두고 업계 반발이 상당하다. 세계 드론 시장 맹주 중국 DJI도 비판에 나섰다. FAA의 NPRM에 독소 조항 및 과도한 규제가 숨어있다는 논리다.

FAA 리모트ID NPRM 골자…"모든 드론은 운영비 내고 온라인 네트워크 하에 써라"

FAA의 NPRM에 따르면 미국에서 운용되는 거의 모든 드론은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리모트ID 서비스에 온라인 네트워크로 연결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월 5달러(약 6000원) 가입 및 운영비가 청구될 전망이다. 민간 업체는 드론의 운행 기록을 6개월 이상 보관해야 한다.

FAA의 NPRM을 따르려면 모든 드론에 온라인 네트워크를 적용해야 한다. 드론 제작 비용이 늘면서 제품 가격이 비싸지는데다, 사용자는 운영비에 네트워크 사용비까지 부담해야 한다.

FAA의 리모트ID NPRM 소개 사진. / FAA 홈페이지 갈무리
초소형 및 토이, 레이싱 드론에도 FAA의 NPRM은 적용된다. 네트워크 장치를 추가하면 제품 부피가 커지고 무거워진다. 성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네트워크 연결 자체가 또다른 사이버 보안 약점을 만들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리모트ID 서비스에 기술적 문제 혹은 장애가 생기면, 미국서 운영되는 모든 드론이 한순간 제어할 수 없게 된다. 영화를 촬영하던 촬영 드론, 산업 현장을 감시하던 산업용 드론이 한꺼번에 추락한다. 사람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 구조 드론도 마찬가지다.

DJI "FAA 정책 문제 많아…검증된, 훌륭한 대안 리모트ID 있다"

브렌던 슐만 DJI 정책·법무 부사장은 14일(이하 현지시각), FAA NPRM에 숨어있는 위험 요소와 대안을 홈페이지에 기고했다.

슐만 부사장은 "차량을 식별하고 운전자의 책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자동차 번호판은 필수다. 그런데, 자동차 번호판 대신 차량 추적 서비스에, 그것도 연간 요금을 지불하고 정부에 운행 데이터까지 제공해야 한다면 어떻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슐만 부사장은 "월 5달러(6000원)의 가입·운영비는 보수적이므로 실제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캐주얼 드론 사용자는 가끔 비행을 즐기더라도 비용을 내야 한다. 드론을 사용하는 학교 프로그램은 비용 부담 때문에 중단될 것이고, 크리스마스에 선물한 드론은 끝없는 요금 부담을 안겨주는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DJI 기고문. / DJI 홈페이지 갈무리
DJI는 앞서 2017년, 자체 리모트ID를 선보였다. DJI의 리모트ID는 서비스 가입이나 네트워크 연결 없이 주파수 혹은 블루투스·Wi-Fi로 사용할 수 있다. 2019년 11월 실증 실험도 마쳤다. 실제로 FAA 역시 리모트ID 정책을 세우기 위해 DJI와 함께 일부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슐만 부사장은 자사의 리모트ID가 FAA의 리모트ID보다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다고 소개했다. FAA가 리모트ID 연구·개발을 위해 구성한 운영위원회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굳이 비싸고 부정적인 기술을 도입한 이유도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FAA은 3월 2일까지 업계 및 사용자의 의견을 듣고 NPRM의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FAA 홈페이지에는 5600개에 육박하는 의견이 달렸는데, 상당수가 DJI처럼 비판하는 모습이다.

DJI는 "우리는 일단 FAA의 NPRM을 지지할 것이다. 하지만, 드론 혁신을 현실화하고, 하늘의 안전과 보안을 지키기 위해 업계 및 사용자의 의견을 경청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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