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게임] 국산 서브컬처 게임 자존심 회복 나선 넥슨, 류금태作 카운터사이드 전면에 내세워

입력 2020.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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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첫 작품으로 ‘서브컬처’ 카드 꺼내든 넥슨…자존심 회복 나섰다

넥슨이 한국의 서브컬처 게임의 강점을 제대로 살린 신작 ‘카운터사이드’를 선보였다. 넥슨의 PC기반 서브컬처 게임이었던 엘소드와 클로저스를 만들었던 류금태 스튜디오비사이드 대표가 카운터사이드 제작을 진두지휘했다. 중국산 게임이 한국은 물론 일본 게임 시장까지 발빠르게 잠식 중인데, 넥슨은 카운터사이드를 무기로 한국 게임의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카운터사이드 대표 이미지. / 넥슨 제공, 편집=오시영 기자
중국산 강세 속에서도 돋보이는 ‘원화·그래픽’으로 시장 공략

최근 중국산 서브컬처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2016년 X.D글로벌에서 선보인 소녀전선부터 매출 상위를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주목받았고, 가장 최근에 출시한 요스타의 ‘명일방주’도 10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기준 6위에 올라있다. 서브컬처 게임은 중국에서 일명 ‘2차원 게임’이라고 불리며 대세 게임 장르로 자리 잡았다. 일본 유명 성우를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 게임사별로 개발 노하우를 쌓은 결과 경쟁력이 증가했고, 서브컬처 게임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도 이름을 날린다.

넥슨은 2019년 매각 소동과 함께 연이은 대형 프로젝트 취소 등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는데, 최근 중국산이 주름잡은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체면 회복에 나섰다. 카운터사이드 게임 개발을 류금태 대표가 이끄는 스튜디오비사이드에서 맡았고, 이 소식이 알려진 후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류 대표는 과거 넥슨의 대표 PC 서브컬처 게임인 엘소드와 클로저스의 개발을 이끈 인물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중국의 개발력이 한국을 따라잡았거나 추월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중국이 따라오기 벅찬 부분도 있다. 그래픽 부분 이야기다. 카운터사이드의 캐릭터는 각각 군인과 병기인 ‘솔저’, ‘메카닉’ 그리고 미소녀가 포함된 ‘카운터’ 카테고리로 나뉜다.

이 중에서 특히 카운터 카테고리가 눈길을 끈다. 원화가 깔끔하고, 서브컬처 주 이용자층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도록 캐릭터를 디자인했다. 소위 말하는 '먹히는 그림'이라는 이야기다.

게임 내 ‘하트베리’ 팀 캐릭터의 모습. 카운터사이드 개발팀은 이용자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예쁜 미소녀를 다수 마련했다. / 오시영 기자
라이브 2D 적용으로 몰입감 살려…솔저, 메카닉은 ‘호불호 요소’

카운터사이드는 원화에 2D 그림이 애니메이션처럼 움직이는 기술인 ‘라이브 2D’를 적용했다. 이 덕에 그림이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고, 움직이기까지 해 몰입감을 높였다. 개발팀은 비공개 테스트에서 원화 관련해 받은 피드백을 게임에 대폭 반영하기도 했다. 원화, 전투 그래픽, 체형까지 수정했다. 이 덕에 카운터의 원화는 이용자도 호평하는 경우가 많다.

어반 판타지 배경을 내세운 게임 답게 게임에는 미소녀뿐만 아니라 군인, 탱크, 헬기, 남성 등 캐릭터도 다수 들어갔다. 해당 캐릭터는 생각보다 비중이 높다. SSR 등 고등급에도 다수 포진해 있고 성능도 좋다. 이는 단순히 ‘하렘’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깊이를 추가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를 두고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병기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하다’ 거나 ‘미소녀를 보러 왔는데 탱크가 있다’는 등 지적이 그 주인공이다. 군인이나 병기를 강조하고 싶었다면 카운터와 아예 다른 정체성을 부여하고, 소대를 편성할 때 소수 할당 영역을 주는 방식도 괜찮을 듯하다. 현재는 카운터와 다소 겹친다.

사실상 한 라인에서 여러 유닛이 싸우는 탓에 혼잡하게 느껴질 여지도 있어

군용 헬기, 수송기 등 병기와 군인을 전장에 배치한 모습. / 오시영 기자
카운터사이드의 전투는 줄지어 몰려오는 적을 막아내는 ‘라인디펜스’ 장르의 문법을 따른다. 시간이 흐르면 차는 코스트를 활용해 소대원을 알맞은 위치에 내보내 몰려오는 적을 막고, 적의 본진(보스)를 파괴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장의 위아래 폭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라인은 1개다. ‘팔라독’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라인 1개에 유닛을 많이 내보내면 당연하게도 유닛이 겹친다. ‘뒤엉켜 싸운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팔라독 등 다른 게임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지만, 카운터사이드에서는 훨씬 더 아쉽게 느껴진다. 디펜스게임이기 이전에 캐릭터를 감상하는 것이 주요 콘텐츠인 서브컬처게임이기 때문이다. 어떤 캐릭터가 뭘 하는지 식별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카운터사이드의 전투 장면. / 오시영 기자
이는 뒷배경을 일부 포기하고 맵 크기를 위아래로 다소 늘리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횡스크롤 방식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도 초창기에는 맵 폭이 굉장히 좁았으나, 최근에는 상하 폭이 상당히 늘었다. 이에 더해 특정 캐릭터가 기술을 사용할 때 겹친 캐릭터를 반투명하게 표시하는 등 방법을 활용해볼 수도 있다.

맵을 좌우로 늘리고, 적 유닛 공격 범위를 조절하는 작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 유닛을 배치할 수 있는 타일이 너무 좁고, 적의 공격이 탱커를 무시하고 아군 유닛 후열에까지 전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탱·딜·힐을 나눈 의미가 다소 퇴색된다. 이 탓에 ‘전략성을 강조하기보다는 그냥 캐릭터 스펙으로 스테이지를 미는 게임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물론 개별 기술 연출, 특히 궁극기를 사용할 때 나오는 컷신은 굉장히 훌륭하다. 공을 들여 육성한 주력 캐릭터의 컷신이 나올 때마다 입가에 절로 흐뭇한 미소가 걸린다.

한국 성우를 기용한 부분은 분명한 차별점…활용은 다소 아쉬워
유미나, 힐데를 각각 연기한 정유정, 최덕희 성우의 목소리. / 오시영 기자
한국게임답게 유미나, 주시윤, 서윤 등 주요 등장인물 중 다수가 한국인이다. 목소리도 한국 성우가 녹음했다. 카드캡터체리의 체리 역 등을 연기했던 정유정 성우(유미나), 디아블로3 임페리우스 등을 연기한 정재헌 성우(주시윤), 90년대 생이 즐겨봤을 법한 애니메이션 다수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최덕희 성우(힐데)가 대표적이다.

이는 중국산 게임이 보통 일본 성우를 섭외하려 열을 올리고, 일본 풍으로 게임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생각하면 확실한 차별점이다. 다만 활용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한국 성우를 기용했다는 차별점을 더 잘 활용해 스토리를 전면 혹은 프롤로그만이라도 더빙해 몰입감을 높이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유머·패러디 요소도 눈에 띈다. 이용자는 사장 자리에 있는 로봇 ‘머신 甲’이 되어 직원들과 연봉 협상을 한다. 이때 나오는 화면은 격투게임 철권을 패러디했고, 병기와 협상할 수도 있다. 협상 과정에는 ‘열정페이를 강요’한다는 선택지를 마련하기도 했다. 미소녀게임이라는 전제를 뒤트는 역삼동 주민회 소속 샐러리맨 아저씨 캐릭터 ‘김철수’도 인상적이다.

이는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유행하는 특정한 문화 요소와 컨텐츠인 ‘밈(Meme)’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장치로 보인다.
카운터사이드의 연봉협상 콘텐츠, 연봉 협상을 잘 마치면 재화를 소모해 캐릭터 경험치를 올릴 수 있다. 머신 갑은 언더테일의 메타톤을 연상하게 한다. / 오시영 기자
출시 시점부터 다수 콘텐츠 마련…소통 강조하고 실천하는 제작진 덕에 앞으로가 기대

개발팀은 카운터사이드에 로그라이크 인스턴스 모드 ‘다이브(DIVE)’, ‘뇌명 브리트라’ 등 레이드 콘텐츠, 이용자 간 전투(PVP) ‘건틀렛’ 콘텐츠, 외전 스토리 등을 마련했다. 물론 아직 개선할 점을 손쉽게 찾을 수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다양한 시도,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출시 시점에 카운터사이드는 몇몇 눈에 띄는 단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중국산 게임과는 다른, 한국 게임의 강점과 매력을 보여주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개발팀이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밝히고, 실제로 오픈 직후 게임에 발 빠르게 피드백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면 부족한 부분도 머지않아 개선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게임을 실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화면의 모습, 개발팀은 소통채널, 버그·건의 접수 등 이용자와 소통하는 코너를 다수 마련했다. / 오시영 기자
넥슨 한 관계자는 개발팀은 물론 마케팅, 홍보 등에 이르기까지 부서를 가리지 않고 이용자 피드백을 수용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며 "원화, 게임 방식 등 어떤 부분일지라도 이용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언제든지 고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화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거나, 새 유닛 채용 과정이 번거롭다는 점 등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최대한 이를 고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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