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접거나 휘게 만들 수 있으며 세제로 세탁해도 빛의 세기가 보존되는 다기능 광필름을 개발했다. 다른 필름으로 쉽게 전사(Transfer)할 수 있는 장점도 지녀 폴더블·웨어러블 기기나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KIST가 개발한 다기능 광필름 / KIST제공
KIST가 개발한 다기능 광필름 / KIST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4일 권석준 나노포토닉스연구센터 박사팀과 고두현 경희대학교 응용화학과 교수의 공동연구 성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근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 파장 변환해 시각화할 수 있는 다기능성 광필름을 개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나 자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변환하면 빛에 담긴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 디스플레이나 이미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고화질 TV에 쓰이는 퀀텀닷(양자점)도 자외선을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으로 바꿔 디스플레이에 이용하는 일종의 파장 변환 기술이다.

KIST 연구진은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산화 실리콘 구체를 바둑판 모양의 격자로 배열했다. 구체 표면 위에 파장 변환 나노물질과 금속 구조체를 형성했다. 이 구조를 통해 근적외선의 흡광과 가시광선의 발광을 동시에 극대화해 근적외선-가시광선 파장 변환 효율을 기존 대비 1000배 가까이 증폭시켰다.

연구진은 실리카 마이크로 구체의 격자 배열을 투명 필름으로 쉽게 전사할 수 있고, 그 필름을 접거나 휘게 만들 수 있으며 세제로 세탁해도 파장 변환한 빛의 세기가 보존됨을 확인했다.

권석준 KIST 박사는 "현재 적외선을 활용한 센서는 한 종류의 데이터만 수집할 수 있는 수준인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한 번에 수집·이미지화할 수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