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필두로 김해공항, 제주공항 등 다양한 지방 공항이 있다. 취급하는 항공기 종류와 수에 따라 규모도 각양각색이다. 막연하게 말하면, 대형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공항은 활주로가 길고, 작은 항공기를 취급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짧은 활주로를 갖췄다.
그런데 항공기 운항을 관리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막연하게 ‘길고 짧다’는 식으로 활주로 길이를 정의해서는 안된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에 따라 공항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구 조건을 정해둬야 이착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활주로 길이나 유도로, 주기장 등 공항 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할 때 중요한 것은 어떤 항공기가 해당 공항을 이용하도록 허용할 지 여부다. 큰 항공기가 내려앉아야 하는데 활주로가 작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인천공항처럼 F급 항공기가 운항하는 공항의 주 활주로 폭은 최소 60m가 돼야 하고, A300 등 D급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가능한 공항의 활주로 폭은 45m 이상이어야 한다. A급 공항의 경우 18m만 되면 된다.
앞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 소개에서 살펴봤던 공항 중 하나인 텐징 힐러리 공항(히말라야 산맥에 위치)의 활주로 길이는 450m에 불과하다. A급 항공기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인 만큼 ‘A급 공항’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활주로의 길이를 결정할 때 정부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이 맞지만, 자연 지형이나 바람의 세기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1.8㎞ 이상이면 E급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승객수나 화물량에 따라 변화하는 항공기를 창공에 올리리면 활주로가 길수록 좋다.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만큼 넉넉하게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중 가장 긴 것은 무려 4㎞에 달한다.
세로줄이 총 16개 있는 공항의 활주로 폭은 60m며, 12개는 45~46m, 8개는 30m, 6개는 23m, 4개는 18m를 의미한다. 국내 공항 중 60m의 활주로 폭을 자랑하는 곳은 인천, 김포, 김해, 제주, 청주 등 5곳이며, 대부분의 지방 공항은 45~46m 폭의 활주로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