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심장비대증을 발생시키는 원인과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은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지성욱 교수 연구팀이 활성 산소로 변형된 유전자 정보를 해독해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

지성욱 교수 연구팀은 활성 산소로 유발되는 질병 중 하나인 심장비대증에서 8-옥소구아닌으로 변형된 마이크로RNA(특정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관여하는 고분자 물질)가 많이 발견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염기 서열의 특정 위치가 8-옥소구아닌으로 변형된 마이크로RNA를 생쥐의 혈관에 주입하면 생쥐의 심근 세포가 비대해지면서 심장비대증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변형된 마이크로RNA와 결합해 그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을 새롭게 개발했다. 이를 생쥐 혈관에 주입해 심장비대증이 억제되는 치료 효과도 규명했다. 특히 심근경색환자의 심장 조직 염기 서열 분석 결과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된 만큼, 향후 심장 질환 관련 신약 개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성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장 질환뿐 아니라 퇴행성 질환, 암, 당뇨 등 활성 산소와 연관된 다양한 질병에서 유전자 변형과 질환 발생 과정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보편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과학 기술 육성을 목표로 2013년부터 1조 5000억원을 출연해 시행하는 연구 지원 사업이다. 지금까지 601개 과제에 7713억원을 집행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