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가격 선동 'PS' 차세대 출시임박 경쟁사 눈치보기?

입력 2020.09.15 06:00

차세대 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X’의 가격이 499달러, 한국기준 59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17일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플레이스테이션5(PS5)’의 가격은 이 보다 조금 더 높은 미국기준 549달러(65만원), 한국기준 69만원쯤이 될 것이라는 것이 게임업계 시각이다.

두 기종 모두 60만원~70만원대 가격에 판매될 전망이다. PC스마트 기기 관점에서 볼 때 성능대비 적절한 가격이라는 평가지만, 게임기라는 범주에서 바라보면 소비자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기도 하다.

엑스박스 시리즈X(왼쪽), 플레이스테이션5. / 각사
인베이더, 퐁, 슈퍼마리오 등 게임기 붐을 만들어냈던 1970~1980년대와 비교하면 지금의 게임기 값은 2~3배쯤 올랐다. 누가, 왜 게임기 가격을 올린 것일까.

1980년대 슈퍼마리오와 동키콩을 탄생시켰던 닌텐도는 1983년 8비트 게임기 ‘패밀리컴퓨터(패미컴)'을 1만4800엔(16만5000원)에 판매했다. 지금의 60만원대 게임기와 비교하면 게임기 값이 3배쯤 저렴하다.

8비트 게임기 닌텐도 패미컴. / 야후재팬
1980년대 게임시장을 장악한 닌텐도는 1990년 16비트 게임기 ‘슈퍼패미컴'을 선보이면서 게임기 가격을 2만5000엔(28만원)으로 10만원쯤 올려 받았다. 성능향상과 물가상승에 따른 결정이었다는 것이 현지 게임업계 시각이다.

하지만, 닌텐도는 1996년 슈퍼패미컴의 차기 버전인 ‘닌텐도64’ 가격을 기존 게임기와 같은 2만5000엔(28만원)에 동결시켰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치이자 ‘비싼 게임기는 팔리지 않는다'는 ‘야마우치 히로시' 당시 닌텐도 대표의 판단도 작용했다는 것이 게임업계 해석이다.

게임기 가격을 20만원대에서 40만원대로 끌어올린 장본인은 소니다. 소니는 1994년 ‘플레이스테이션'을 출시하면서 20만원대이던 게임기 가격을 40만원대인 3만9800엔(44만5000원)으로 끌어올렸다. 가전업계 관점에서 게임기 가격을 책정했다는 분석이다.

소니는 자신들이 올려놓은 게임기 값을 2006년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앞세워 단번에 60만원대로 끌어올린다.

소니는 2006년 자체 설계 프로세서 ‘셀(CELL)’ 단가 문제 등을 이유로 PS3 가격을 5만9980엔(67만원)으로 책정한다. 이후 시장에서 게임기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에 따라 게임기 가격을 단계적으로 낮춰간다.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플레이스테이션3’ / 위키피디아
소니는 PS3 실패를 교훈삼아 2013년 ‘플레이스테이션4(PS4)’ 가격을 PS2와 같은 수준인 399달러(47만원)로 다시 낮춘다. 가격을 낮춘 PS4는 시장에서 호평을 받아, 결과적으로 2020년 3월 기준 글로벌 1억1040만대가 팔리는 인기 기종으로 자리매김했다. 가격이 시장 성패를 가로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게임업계에 각인 시켰다.

문제는 차세대 게임기 ‘PS5’다. 경제 매체 블룸버그와 게임업계 정보통 ‘더스크 골렘'에 따르면 PS5 제조·출하 단가는 600달러(71만원)쯤이다. 이는 2006년 67만원의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PS3와 비슷한 수준이다.

게임업계는 소니가 시장 성공을 위해 PS5 가격을 경쟁기종인 엑스박스 시리즈X와 같은 499달러(60만원)나 조금 더 높은 549달러(65만원)에 내놓을 것으로 보고있다. 초기 적자를 감수하고 시장이 원하는 가격에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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