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국내 소비자들의 애를 태운다. 매달 들쭉날쭉한 공급량 때문에 소비자들은 언제 주문할 차를 받을 수 있을지 예상조차 어렵다. 테슬라코리아가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적정 재고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 모델3 주문 페이지 /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테슬라 모델3 주문 페이지 /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5일 자동차 데이터 연구소 카이즈유 통계자료에 다르면 2020년 10월 국내 신규등록된 테슬라 신차는 90대로, 전월 9월 2056대에서 2000대 가까이 급락했다. 테슬라는 모델3 등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진출 이래 항상 대기수요가 많았다. 테슬라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러브콜에 비해 물량 배정이 아쉽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 지적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수입물량의 변동폭이 큰 이유에 대해 ‘본사의 결정에 따른 것일 뿐 별도로 밝힐 만한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에 반입되는 테슬라 신차는 전량 미국에서 생산돼 선박편으로 국내 수입된다.

2020년 테슬라 국내판매는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탄 듯 변동이 심했다. 테슬라는 올해 9개월만에 수입차 ‘1만대 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회사는 미국산 전기차로만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연 1만대 판매를 달성하며 업계에 큰 반향을 남겼다.

그러나 판매지표인 월간 신규등록 실적을 보면 테슬라 사전계약자 입장에선 한숨이 나올 정도로 변동폭이 크다. 1월 신규등록 138대로 시작한 테슬라는 2월과 3월 각각 1433대와 2499대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국내수요에 대응했다. 그러나 4월 국내 등록된 테슬라는 단 5대로 사실상 개점휴업했고, 5월엔 177대로 마감하며 소비자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1~2분기엔 테슬라 입장에서도 명분이 있었다.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으로 자동차 업계가 전반적인 생산지연에 시달려서다. 테슬라도 한 달 이상 미국 내 생산시설의 문을 닫는 등 심각한 출고중단 사태를 겪었다.

테슬라의 국내 공급물량은 6월 2827대로 회복했지만 7월 곧바로 64대로 급락하며 다시 한 번 공급문제를 드러냈다. 이후 8월과 9월 1319대와 2056대 신규등록되며 대기수요를 해소했지만 10월 다시 90대까지 뒷걸음질쳤다.

통상 수입차는 배편으로 국내에 반입되기 때문에 주문부터 입고까지 한 달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각 수입사는 안정적인 물량공급을 위해 인기차종을 중심으로 적정 재고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자동차는 대당 가격이 높고, 생산시기에 따른 소비자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크다. 따라서 각 수입사의 역량은 재고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적시에 인기 제품이 출고될 수 있도록 인기차종을 중심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데서 드러난다.

국내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수요가 적은 수입차는 본사에서도 물량배정에 소극적이고, 편의품목이나 색상구성이 특이한 경우 해당 제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는 있다"며 "그러나 지속적으로 대기수요가 쌓이는 경우 해외 생산에 문제가 없는데도 국내 반입이 지나치게 올래 걸린다면 국내 지사의 협상력이 떨어지거나 본사에서 한국시장보다 다른 시장에 우선적으로 물량을 배정한다고 보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