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우리 삶을 바꿀 10대 기술] ② AI 등에 업은 코로나19 치료제

입력 2021.01.07 06:00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삶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언택트 산업이 단번에 시장 메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변화 흐름은 올해도 이어진다. 백신이 등장했지만 팬데믹이 몰고 온 변화는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변화의 흐름을 잘 타면 기업에는 도약의 기회가 된다. IT조선은 올 한 해 우리 산업계 변화를 이끌 10대 기술을 찾아, 매주 월·목 2회씩 5주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은 올해 대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몇 년 전만해도 AI는 ‘신약 개발 분야서 전망 밝은 기술’로만 인지됐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기술로 부상했다. 중국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이다. 대부분 국내외 제약사는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에 치료제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자 AI 기반 약물재창출을 시도한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AI 약물재창출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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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전통 신약 개발에는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성공 가능성도 낮다. 동물 실험에서는 효과를 보였지만 막상 인체 대상 임상에서 효과가 없는 경우도 다분하다. 비용도 수 조원이 소요돼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AI 약물재창출은 제약사에 ‘사막 위 오아시스’같은 존재다. 약물재창출은 이미 다른 질병 치료에 쓰이고 있거나 개발 중인 약물 용도를 바꿔 새로운 질병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식이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AI를 활용해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할뿐 아니라 전임상시험, 임상1상을 건너뛰고 곧바로 임상 2상시험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I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종식 다가가나

AI 기반 약물재창출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에 특히 빛을 발한다. 대표적으로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돼 코로나19 치료제로 각광받은 미국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가 있다. 렘데시비르는 한 임상시험에서 투여 환자의 회복 기간을 대폭 단축시키면서 주목받아 현재 세계 각국서 치료제로 활용된다.

국내에서도 기존 약물을 재활용하는 방식의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국내서 진행되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중 셀트리온(항체치료제)과 GC녹십자(혈장치료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약물재창출 방식이다. 이 중 일부는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을 계획 중이다.

대웅제약이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는 다양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을 갖췄다.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만성 췌장염에 쓰이는 전문의약품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과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 등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 이 중 경구제로 개발중인 호이스타정에 대해서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중증환자 대상 임상3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다. 이미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받아 쓰여온 약물인만큼, 안전성은 검증됐다는 평가다.

종근당은 현재 ‘나파벨탄’의 조건부 허가 신청을 목표로 식약처와 임상결과 심사 및 허가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나파벨탄은 항응고제·급성췌장염 치료제다. 종근당은 약물재창출을 통해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의 코로나19 감염증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글로벌 임상도 순항한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나파벨탄의 임상2상 중간평가에서 유용성이 있음을 확인하고 임상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일부 글로벌 연구에서는 나파벨탄의 감염 억제효능이 렘데시비르보다 뛰어나다는 결과를 보였다.

신풍제약의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알테수네이트)도 개발 속도를 높인다. 피라맥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극찬했던 ‘클로로퀸’과 화학 구조가 유사해 초기에 주목받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리버풀대학 열대 위생연구소는 1월 8일부터 2023년 7월까지 아프리카 케냐와 부르키나파소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피라맥스 치료효과를 확인하는 임상3상을 진행한다. 국내에선 5월 식약처로부터 임상2상 계획을 승인받고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현재 국내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항바이러스제로 활용되던 성분인만큼, 바이러스 감염 세포에 약물이 전달되는 데이터와 장기간 안전성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서 자체 AI플랫폼을 활용해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것으로 유명한 바이오벤처 ‘신테카바이오’도 나날이 높은 관심을 받는다. 신테카바이오는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종 후보물질을 도출했다. 호흡기 질환 환자에게 쓰여온 물질이라 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현재 신테카바이오는 파트너사와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쯤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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